2020년 10월 23일 (금)
人 & In
“임차인 없는 임대인은 없습니다”
- 파주시 착한 임대인 찾기 운동 -

지난달 26일,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검산동에서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임차인 황필수 씨였다. 너무 감동을 받아 꼭 알리고 싶어 제보한다고 했다. “어젯밤 갑자기 임대인으로부터 긴 문자가 왔어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들을 위해 임대료를 3개월간 30% 할인해준다는 거예요. 요즘 장사가 안 돼 어려웠지만 국가적으로 모두 어려워 마음에만 쌓아두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임대인의 문자에 울컥해 감동으로 밤을 지새우고, 고마움을 널리 알리고 싶어 아침부터 여기저기 물어 전화했어요.”

임대인 김정식 씨의 문자 전문

황필수 씨의 제보로 찾아간 평화로360 건물에는 황씨가 운영하는 애견샵 ‘펫마을’ 외에도 디저트카페 ‘데이앤’과 부동산 2곳, 건설회사 등 6개 점포가 2개동에 입점해 있었다. 이 건물 뒤 건물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복에 흙을 묻히고 손수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대인 김정식 대표(63세)를 만날 수 있었다.

 

“저는 15살 때 집을 나와 자수성가했기에 지금 임차인들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임차인 없는 임대인을 있을 수 없습니다. 서로 상생하는 관계이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판교에서 빌라 8채도 임대 중이라는 김정식 대표는 ‘우리 건물 임차인들은 돈을 벌어서 나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직접 임차인의 애견샵에서 애견용품을 사서 판교에 있는 본가로 실어 나르는가 하면 임차인의 카페에서 모든 만남을 갖고 공사현장 간식을 사는 등 임대인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김정식 대표가 임대료를 인하한 점포들

[김정식 대표가 임대료를 인하한 점포들]


애견샵 ‘펫마을’ 황필수 사장은 “임대인에게 커피 한 잔을 대접하려고 해도 임대인이 먼저 들고 오신다”며 이런 임대인은 처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페 ‘데이앤’ 최세미 사장은 “임대인이 우리 가게 홍보대사를 자청하신다”며 “너무 존경스러워 파주시청 일자리경제과에 착한 임대인으로 제보했을 때도 임대인이 별 일 아니라며 사양했었다”고 귀띔했다.

“항상 을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면 문제의 해결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면 임대료 인하를 한 번 더 연장해줄 생각입니다. 다른 시민들도 동참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개월간 30%의 임대료 인하에 관리비(1개월에 4만원정도) 1년 무료라는 통 큰 지원을 이미 했으면서 임대료 인하기간 연장까지 생각한다는 김정식 대표의 말에 그의 호의가 진심으로 느껴져 기자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임차료를 인하 받은 카페 데이앤과 애견샵 펫마을

[임차료를 인하 받은 카페 데이앤과 애견샵 펫마을]

김정식 대표(가운데)와 임차인들

[김정식 대표(가운데)와 임차인들]

“내 돈 안 아까운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연신 엄지 척을 내보이는 제보자와 “임차인 없는 임대인은 없다. 나라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나라 것을 쓰자”는 임대인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코로나19도 경제 위기도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꼭 극복해낼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더불어 마스크를 하고 나온 김정식 대표는 마스크 2개를 빨아가며 25일째 쓰고 있다고 했는데, 마스크 양보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그를 보며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불평만 하고 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파주시는 3월 12일 기준, 32명의 임대인이 ‘착한 임대인 찾기 운동’에 동참

한편, 파주시는 3월 12일 기준, 32명의 임대인이 ‘착한 임대인 찾기 운동’에 동참하였으며, 145개 점포에서 약 4억3천8백만원의 임대료가 인하되었다.(김정식 대표 건물 제외, 김정식 대표는 파주시 일자리경제과에 등록하지 않았음)

이에 파주시에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착한 임대인 찾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임대인에 대해 올해 재산세 감면을 추진한다. 착한 임대인 찾기가 시작된 2월19일부터 올해 말까지 ▲ 인하 기간 3개월 이상, 인하율 30% 이상인 경우는 100% ▲ 인하 기간 3개월 이상이거나 인하율 30% 이상인 경우는 50% ▲ 인하 기간 3개월 이하, 인하율이 30% 이하인 경우 25%를 각각 재산세에서 차등 감면할 계획이다.

착한 임대인 찾기 운동에 참여하기 원하는 임대인 또는 착한 임대인을 제보하고자하는 임차인은 파주시 일자리경제과 지역경제팀(031-940-4523)으로 연락하면 된다.

취재: 김화영 시민기자

작성일 : 2020-3-16 조회수 :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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