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7일 (월)
人 & In
제비를 닮은 새 박사
- 정다미 꾸룩새연구소장을 만나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새는 당연히 제비죠. 제비는 생김새가 날렵하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영물이죠.” 한 해를 갈무리해 가는 12월 끝자락 정다미 꾸룩새연구소 소장을 찾았다. 무슨 새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함박웃음을 머금고 한 대답이다.

꾸룩새연구소 전경

[꾸룩새연구소 전경]

활짝 웃음짓는 정다미 소장

[활짝 웃음짓는 정다미 소장]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제비와 연관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지낸 제비가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강남으로 떠났다가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햇살이 따사로운 봄이 되면 어김없이 돌아온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난해 봤던 그 제비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제비알

[제비알]

제비를 관찰 중인 정소장의 모습

[제비를 관찰 중인 정소장의 모습]

한북정맥 장명산 아래 자연 마을 교하 오도동에서 나고 자란 정 소장은 여느 아이들과 달리 호기심을 실험으로 옮겼다. 어느 해 할아버지 댁 처마 밑에서 새끼를 낳고 살던 제비 한 쌍 발가락에 가락지를 끼웠다. 그랬더니 다음해 봄에 그 가락지를 낀 제비가 다시 찾아온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얼마나 기쁘고 신기해했을지는 눈에 보듯 선하다. 그 탐구정신은 쉽지만은 않지만 학문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제비가 살아가고 있는 곳의 경관적 특성을 주제로 박사논문(이화여대 대학원)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다.

정 소장의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꿈은 곤충학자였다.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이다. “엄마랑 도서관을 갔었는데 그곳에서 독수리가 농약에 중독되어 감염된 기러기를 먹고 2차 감염이 되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을 접했습니다. 그때 죽어가는 새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새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한다.

조류도감 정다미
초등학교 때 만든 조류도감

[초등학교 때 만든 조류도감]

정 소장 이름은 많을 다(多), 아름다울 미(美)로 부모님이 지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많이 갖고 살아가라는 의미를 부여한 듯하다. 아버지는 어린 딸에게 관찰하라고 두더지를 잡아다 주기도 했다. 기자가 찾던 날, 임봉희 부소장인 엄마는 흙담집으로 지어진 교육장으로 직접 농사지은 찐 감사와 시루떡을 정갈스럽게 내왔다. 정 소장은 엄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며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최근에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엄마랑 저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울메이트에요.

정다미 프로필이미지

며칠 전 엄마가 뒷산에 탐조를 가셨다가 카메라를 가지고 오라고 연락하셨어요. 부푼 마음을 안고 가보니 놀랍게도 큰소쩍새(올빼미과)가 엄마 바로 앞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바스락 거리는 발소리에도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저를 쳐다봤어요. 올빼미는 행운, 부, 장수, 지혜 등을 상징하잖아요. 내년 한해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고 있는 선배로서 꿈을 찾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하고 싶은 일에 간절함을 갖고 집중하고 노력하다 보면 길이 열리고,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어요. 스스로 고민하며 행복한 길을 찾았으면 해요.”라고 한다.

또 “인간은 태초부터 자연을 취하며 생존해왔잖아요. 자연물을 이용하여 불을 피우고 짐승을 잡아먹으면서요. 저는 인간의 존재 자체가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을 위해 숲에 길을 내는 일 조차 자연을 파괴한다고 봐요. 저 역시 숲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요. 뭐랄까 약간 딜레마 같은 것이죠. 이럴 때 우리가 할 일은 나무를 꺾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야생동물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거나, 감사한 마음을 갖는 등 자연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서 행동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모두에게 바람을 전한다.

연구소 내 물의 정원

[연구소 내 물의 정원]

물의 정원에 찾아든 홍여새

[물의 정원에 찾아든 홍여새]

윌든 호숫가에서 자연인으로 살다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인생의 멘토로 삼고, 언젠가는 누구나 돌아갈 자연을 사랑하는 생태학적 감수성을 지닌 정 소장은 파주의 산과 들이 낳은 파주의 소중한 인재이다. 학위논문을 마친 후, 꾸룩새연구소를 보다 자연친화적인 교육기관으로 키워 자연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하는 멋진 꿈을 이루어가길 기대한다.

꾸룩새연구소

[꾸룩새연구소]
○ 블로그: http://owl.or.kr/
○ 주소: 파주시 대골길 68-1
○ 문의: 031-943-5982

취재: 최순자 시민기자

작성일 : 2019-12-24 조회수 :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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