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4일 (목)
Feel 通
최고의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 파주시지정 향토유적 제17호 성임 묘 및 신도비

문산읍 내포4리는 창녕성씨 집성촌이다. 옛날엔 이곳을 문현말이라 불렀다. 창녕성씨 집안에서 뛰어난 학자가 많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 초기 형조참판, 한성부판사, 개성부유수를 지낸 성염조의 가족들이다. 농사 중 최고는 역시 자식 농사라 했다. 이들 가족을 보면 부모의 교육이나 사고방식, 그것을 드러내는 한 집안의 가풍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는다.

성염조 묘

성염조 묘/

 

 

 

성현 묘

성현 묘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0호

성염조의 세 아들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인사들이다. 성임, 간, 현 삼형제 중 가장 크게 이름을 알린 이는 막내 성현이다. 용재 성현(?齋 成俔)은 ‘용재총화’, ‘악학궤범’ 등의 저자로 알려진 조선 초기 문신이다. 삼형제 중 둘째인 진일재 성간(眞逸齋 成侃)은 보물 제1466호 ‘진일유고’를 쓴 천재 시인이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성임은 11세에 아버지를 잃은 막내 동생을 훌륭하게 키워냈고, 문관으로서 문장가로서 뛰어난 기량을 펼친 이다. ‘열여덟 살이나 차이가 나니 아버지나 다름없다. 동생이 읽고 싶다는 책은 어떻게든 구해 읽혔다.’ 묘역 아래 살고 있는 성임의 직계후손 성긍현씨의 설명이다.

 

성임묘

성임 묘

성임묘 전경                    

 

성임(成任 1421년 세종 3) ~ 1484년 성종 15)은 1438년(세종 20) 사마시에 합격한 이래 세조와 성종대에 이르러 도승지, 이조참판, 중추원부사, 형조판서, 공조판서, 지중추부사,  예문관직제학 등 최고의 관직을 역임했다. ‘국조보감(國朝寶鑑)’ 편찬에 참여했고, 악학도감제조(樂學都監提調)를 겸해 음률 정비에도 힘썼다. 성종 대에 이조판서를 역임했고 ‘경국대전(經國大典)’, ‘여지승람(與地勝覽)’ 등의 서적 편찬에도 참여했다. 호는 일재(逸齋), 시호는 문안(文安), 대표 저서로는 ‘태평통재(太平通載)’와 ‘안재집(安齋集)’이 있다.

 

성임은 특히 글씨와 문장이 뛰어났다. 그가 제일 잘 쓰던 글씨는 송설체(松雪體 중국 원나라의 서예가인 조맹부의 글씨체)이다. 해서와 행서에 특히 뛰어나 그의 글씨를 매우 아낀 세조 임금은 경복궁 전문(殿門)과 문묘의 편액, 왕실의 기록물 다수를 그에게 쓰게 했다. 탑골 공원에 있는 보물 제3호 원각사비의 앞면 글씨, 최항신도비, 박중손 묘역 신도비 등도 성임의 글씨이다.

 

원각사비

원각사비

 

 

고서

고서

멋스럽고 낭만적인 것을 즐겨 유유자적한 삶을 꿈꾸었던 그는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할 당시 곳곳의 정자마다 많은 글을 남겨 누정문학(樓亭文學 정자를 배경으로 한 문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아래 시는 남원 광한루에서 그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었던 시조 한 수이다.

 

상쾌한 기운이 물가 누각에 스며드니
요천(蓼川 남원에 흐르는 아름다운 하천) 머리에 광한(廣寒)의 선경(仙境)이 펼쳐지도다.
남쪽 언덕에 바람이 일어나니 더위가 멀어졌고
서산에 주렴 걷히니 저녁 비가 그쳤네.

달은 때마침 맑은 밤에 둥근데
누가 옛 사람에 이어 은하수 다리에서 놀고 있나
하늘빛은 아래위로 맑은 거울처럼 밝으니,
몸이 청허부(淸虛府 광한루의 다른 이름)에 바로 드달리네

 

신도비

신도비

 

 

신도비 연화문

신도비 연화문

성임의 묘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것이 묘역 하단에 있는 신도비(왕이나 종2품 이상의 벼슬아치 무덤 하단에 일대기를 적어 세운 비석)이다. 오래 됐으나 비교적 깨끗이 보존된 신도비를 자세히 보면 가장자리에 섬세하게 새겨진 연꽃무늬를 볼 수 있다. 묘역에 있는 문인석 또한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모양을 하고 있다. 섬세한 옷 주름과 잘록한 허리가 특히 인상적이다.

 

성임 묘역의 백미는 또한 사방이 다른 모양으로 투조(뒷면까지 완전히 도려내어 일정한 형상을 표현하는 조각 세공 기법)된 장명등의 모습이다. 그가 신도비문을 쓴 박중손 묘역의 장명등(보물 제1323호 탄현면 방촌로 879번길 172-34)과 비슷한 형태인데, 이곳 장명등의 화창은 사방이 각각 다른 모양으로 뚫려 있다. 동, 서는 구름 모양, 남쪽은 사각으로 표현한 땅의 모양이며, 북쪽은 약간 일그러진 달의 모양으로 추정한다.  

 

북-일그러진 달의 모양                   
동-구름모양                    
남-사각모양

장명등 화창

서-구름모양                    

 

찾아가는 길은 문산읍 문현말길 400으로 내포4리 마을회관을 300여 미터 지난 왼쪽 산자락에 위치한다. 성간의 무덤은 마을 내 군부대에 위치해 방문이 어려운 편이고, 성현의 묘는 성임의 묘 맞은 편 산(문산읍 문현말길 274-18)에 있어 함께 보아도 좋을 듯하다.

 

 

취재 : 김순자 시민기자

작성일 : 2018-2-6 조회수 : 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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