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7일 (일)
북소리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
현실이 심심하거나 복잡할 때 즐기는 책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
은미 글, 그림/느림보
2013.1.30/36쪽/11,000원


‘심심하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특히 끔찍한 고난이다. 판타지는 모름지기 끔찍한 고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법.


소파에서 혼자 뒹굴며 ‘진짜 진짜 심심’하다고 중얼거리던 아이 앞에 광고지 한 장이 날아든다. ‘단원모집/보조단원/키:120센티미터 이하/*주의*단장에게 절대 복종’. 광고지 뿌리는 어릿광대 어깨에 냉큼 올라타고 아이는 당장 서커스단을 찾아간다.


가면 쓴 단장은 단원이 되고 싶다는 아이에게 ‘너 같은 꼬마가?’ 라고 비웃으면서도 막을 올리라 명령하며, 그야말로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 세계로 안내한다.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화면 곧 무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장이 인사를 하고, 꼬리가 하나 몸은 둘인 샴 인어 가수의 노래, 남매와 앵무새의 칼 던지기가 펼쳐진다. 네 쌍둥이의 아크로바틱, 길고양이들의 합창, 온갖 새들이 접시와 고리를 던지고 돌리는 저글링, 어릿광대들과 인형들이 섞여 노래하고 춤추는 마리오네트 악단… 에 이어 코끼리가 등장하는 찰나, 뜻밖의 사고로 무대는 갑작스레 막을 내리게 된다.

무대미술을 전공하고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했다는 작가는 꿈(‘서커스는 꿈이다!’)에서 깨어나듯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 아이와 어린이 독자를 위해 마지막 장면에 ‘심심하지 않게 될’ 기쁨 넘치는 선물도 준비해두었다.

그림책을 학습 교구로 활용하는 쪽에서는 낯선 얘기겠지만, 전통적으로 그림책은 ‘소장 가치 있는 예술품’을 지향한다. 서커스에 등장하는 사람과 동물이 온몸으로 갈고 닦은 아찔하고도 현란한 곡예와 묘기, 그 자체와도 같이 다채롭고도 밀도있게 구성된 그림책 장면은 아이와 어른 독자가 거듭 읽고 보며 즐길 만하다. 현실이 심심할 때, 현실이 너무 복잡할 때!


- 추천자 : 오은영, 이상희(동시 동화 작가, 그림책 작가)
- 출   처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인

작성일 : 2013-03-5 조회수 : 2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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