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4일 (목)
역사와 전통
파주의 보호수 2번째 이야기
- 화석정 느티나무·향나무와 파평면 풍년 느티나무 -

파주에는 보호수 53그루가 있다. 그중 2그루는 지난해 가을에 소개했다. 파주시 보호수 1호 은행나무(금촌동)와 42호 은행나무(당하동)였다.

봄비가 내린 곡우의 다음날, 파평면에 있는 보호수를 찾아 나섰다. 먼저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에 있는 느티나무(경기-파주-22)와 향나무(경기-파주-23)를 보러 갔다.

화석정과 보호수들

[화석정과 보호수들]

화석정

[화석정]

화석정은 임진강 가에 세워진 정자로, 조선 중기 대학자 율곡 이이가 제자들과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곳이다. 율곡은 틈만 나면 들기름을 묻힌 걸레로 정자 기둥을 닦도록 했다. 임종 때는 밀봉한 편지를 남기며 “(나라가) 어려움에 닥치면 열어보아라.”라고 했다. 그후 임진왜란으로 의주행 피난길에 오른 선조가 이곳을 지나던 밤, 폭풍우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일행이었던 이항복이 율곡 선생의 편지를 열었더니 “화석정에 불을 지르라.”고 쓰여 있었다. 편지 내용대로 화석정에 불을 지르자 대낮같이 환해졌고 선조 일행은 임진강을 건너 피난길에 오를 수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화석정 옆에 있는 율곡이이가 8세에 지은 화석정시비

[화석정 옆에 있는 율곡이이가 8세에 지은 화석정시비]

화석정 옆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화석정 옆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원경]

화석정 옆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근경

[화석정 옆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근경]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안내판

[보호수 22호 느티나무 안내판]

화석정 오른쪽에 서 있는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을 560년으로 추정했다. 정자는 율곡의 5대조인 이명신이 세종 25년(1443년)에 세웠다고 하니, 건립 즈음 심어진 나무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이 느티나무는 율곡 선생과도 세월을 함께 한 나무이다. 선생은 이 나무 언저리를 걸으며 시상을 떠올리기도 했을 것 같다.

화석정 옆 보호수 23호 향나무

[화석정 옆 보호수 23호 향나무]

보호수 23호 향나무 안내판

[보호수 23호 향나무 안내판]

정자 바로 옆에 서 있는 향나무는 1982년 10월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이 230년이었다. “돌단에 층계가 있어 올라가니 당나무인 커다란 향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황순원의 <움직이는 성> 중에서)라는 소설 구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나무는 화석정 옆에 의연하게 서서 임진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화석정의 느티나무와 향나무를 뒤로하고 파평면 율곡2리 마을 한가운데 밭둑에 있는 보호수 24호 느티나무(경기-파주-24)를 만나러 갔다. 마을에 들어서자 겨우내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맞이해 파릇파릇한 잎이 돋아난 아름드리나무가 반겨준다.

율곡2리 보호수 24호 느티나무

[율곡2리 보호수 24호 느티나무 원경]

율곡2리 보호수 24호 느티나무 근경

[율곡2리 보호수 24호 느티나무 근경]


보호수 24호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을 200년으로 추정했으니 약 240여 년이 된 나무이다. 1780년 경 심은 나무이다. 때는 조선 후기 르네상스라 불리는 정조시대로,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 다녀와 ‘열하일기’를 지었을 즈음 심은 나무이다.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적혀 있다.

“옛날 이 마을에 가뭄이 계속되어 3년 동안 흉년이 들었다. 사람들은 끼니를 잇지 못하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연명하고 있었다. 한 농부가 밭둑에 있는 느티나무에 기우제를 올리며 올해는 제발 비가 와서 풍년이 들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자 얼마 뒤 촉촉한 봄비가 내리더니 느티나무에 잎이 피기 시작했다. 잎은 여느 해보다 일찍 고르게 피었고 비도 많이 와 풍년이 들었다.”

수필가 이양하는 “(나무는)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 골짜기에 내려서면 물이 좋을까 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고 했다.

파주의 보호수도 오랜 시간 생명력으로, 강가든 들판이든 우직하게 서서 제 할 일을 할 따름이다.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고되는 요즘, 사람을 만나기보단 연초록의 나무와 봄이 완연한 자연을 만나봄은 어떨까.

취재: 최순자 시민기자

□ 파평면 보호수 찾아가는 길

○ 화석정 느티나무, 향나무: 파평면 율곡리 산 100-1
○ 율곡리 느티나무: 파평면 율곡2리 168-1번지

작성일 : 2020-4-24 조회수 :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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