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4일 (목)
역사와 전통
장릉이 탄현으로 온 까닭은?
- 장릉(인조·인열왕후의 능) 천장 뒷이야기 -

사적 제203호 파주 장릉은 1970년부터 왕릉의 보호를 위해 비공개였으나, 시민들의 지속적인 개방 요구에 의해 지난 6월 17일 개방됐다. 베일 속에 가려졌던 장릉, 그곳은 어떤 곳인지, 어떻게 장릉이 탄현으로 왔는지 그 뒷이야기를 알아보자.



능을 옮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파주 ‘장릉’은 조선 제16대 임금인 인조(仁祖, 재위1623~1649)와 인조의 첫 번째 왕비 인열왕후(仁烈王后)가 함께 잠들어 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탄현면이 아니라 문산읍 운천리 대덕골에 있었다.



1635년 인열왕후가 42세로 돌아가자 대덕골에서 장사를 지냈고, 그 우측에 인조의 능역을 미리 조성해 놓았다. 그리고 1649년 5월 8일 55세의 나이로 승하한 인조가 그곳에 묻히고 장릉이라 불렸다.


그해 능을 옮기는 문제로 대신들 간에 논쟁이 생겼다. 풍수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효종은 아버지의 능을 옮기지 않았다. 그 후 숙종 때에도 풍수를 이유로 능을 옮길 것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숙종은 1687년 당대 최고의 유학자인 송시열에게 직접 승지를 보내 장릉 천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송시열은 “선유(先儒:주자)의 가르침을 들으니 거기에, ‘어버이를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지 않고 오로지 후대를 이롭게 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하였으니, 이 말을 깊이 경계로 삼을 만합니다. 그리고 무릇 일에도 반드시 천리(天理)와 인욕(人欲)의 구분이 있는 것이니, 오늘날 전하께서는 능히 마음속으로 이 두 가지의 기미를 살펴서 결정해야 합니다”라고 애매모호한 의견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숙종은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장릉 천장은 물 밑으로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다 1725년(영조 1년)에 장릉에 화재가 나서 능을 관리하는 관원들이 처벌을 받는 일이 일어났다. 게다가 1728년(영조 4년)에는 늦게 얻어 매우 아꼈던 효장세자가 9살의 나이로 요절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장릉의 풍수적 결함이 다시 표면 위로 올라왔다.



1731년 3월, 장릉을 살펴보러간 신하들이 “능 위에 뱀의 변괴가 아주 확실합니다”라고 보고하자 영조는 장릉 천장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해 4월, 본격적으로 장릉 천장을 시작했고, 8월 30일 드디어 장릉은 파주 탄현면 갈현리,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9월 4일, 새로 옮긴 장릉으로 행차하던 영조는 “처음엔 근심스러웠는데 마침내 유감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능을 옮겨 더 다채로워진 장릉

장릉은 운천리에서는 쌍릉이었다가 이곳으로 옮기면서 합장릉으로 조성했다. 규격이 맞지 않은 병풍석 등은 새로 마련했고, 일부 석물은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따라서 장릉은 17세기와 18세기의 석물이 공존하는 왕릉이라고 볼 수 있다.



병풍석을 둘렀는데, 면석에는 구름무늬와 십이지 신상을 새기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모란문, 연화문 등 꽃무늬를 새겨 새로운 양식을 남겼다. 인석(왕릉의 호석이나 병풍석에 얹은 돌)에도 만개한 꽃무늬가 있는데, 중심부에 12간지를 문자로 새겨놓았다.



장명등에도 모란 무늬와 연꽃무늬가 있는데 17세기 석물무늬의 특징을 보여주는 예다. 능침을 보호하는 석마, 석양, 석호는 파주삼릉의 순릉과 같은 형태다.


장릉 재실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하마석(디딤돌)이 재실입구 계단 한쪽에 놓여 있다. 왕실에서 주로 사용하던 ㄴ자 형태다. 석물과 문양이 아름다운 인조의 장릉은 시련이 많았던 인조의 삶과는 대조적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위치 : 파주시 탄현면 장릉로 90
○ 개방시간(6~8월) : 9:00~18:3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시범 개방 중)
○ 문의처 :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 941–4208



취재 : 권효숙 시민기자 / 사진 :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6-08-12 조회수 : 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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