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8일 (토)
소통과 나눔
주민의 행복한 일상 지킴이
- 선유4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

12월 2일(월) 오후 2시, 문산읍 선유4리 마을회관에서 ‘경기행복마을관리소’ 개소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종환 파주시장은 “행복마을지킴이들이 아동들의 안심 등하교, 여성들의 안심 귀가, 홀몸노인 돌보기, 생활공구 대여 및 간단한 집수리 등 안전과 생활편의를 도모함으로써 주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선유4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전경

[선유4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전경]

이어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9명의 행복마을지킴이와 1명의 사무원에게 일일이 배지를 달아주면서 “이 사업이 잘되어 파주시의 더 많은 마을에 경기행복마을관리소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뒤 국회의원, 시의회의장, 도의원, 학교장 등 참석자 1백여 명과 함께 현판식을 가졌다.

행복마을지킴이들

[행복마을지킴이들]

현판식

[현판식]

선유4리는 마을 중심을 관통하는 사임당로(문산~법원간 364번 지방도로)를 기준으로 북쪽의 아파트-빌라지역과 남쪽의 자연부락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북쪽 아파트-빌라지역은 대체로 생활환경이 정비되어 있는 데 비해, 남쪽 자연부락은 언제 지어진 것인지 가늠하기 힘든 노후 주택들이 대책 없이 허물어져 가고 있습니다. 면적으로는 두 지역이 비슷하지만 한쪽은 잘사는 사람들의 밝은 동네이고, 한쪽은 어려운 사람들의 음습한 부락이지요.”

북쪽의 아파트-빌라 지역과 남쪽의 자연부락의 모습

[북쪽의 아파트-빌라 지역과 남쪽의 자연부락의 모습]

사임당로도 예전 그대로의 2차선도로라서 몹시 좁았다. “보시는 것처럼 차들이 양쪽 보도에 바퀴를 한 짝씩 올려놓고 개구리주차를 하고 있잖습니까. 시늉뿐인 인도를 그나마 차들이 가로막고 있으니, 아이들이 학교를 오갈 때 자꾸만 도로로 나서게 됩니다. 헌 유모차를 밀며 나들이하는 어르신들도 수시로 도로로 나설 수밖에요. 도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위험을 예방하는 게 우리 일입니다.”

등교 지도

[등교 지도]

선유4리에서 태어나 48년을 살아왔다는 김재필 지킴이가 좌우를 살피면서 도로를 건너질렀다. 도로를 향해 붕어처럼 둥근 입을 벌리고 있는 선유시장 입구부터 취약지구 냄새가 물씬 풍겼다. “열린 상점보다 닫힌 곳이 훨씬 많아서 시장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자연부락을 수시로 순찰하며 안전을 지키는 것도 우리들의 중요한 임무지요.”

선유시장 입구

[선유시장 입구]

왠지 음산하게 느껴지는 시장통을 가로지르자 이마를 맞댄 슬레이트 지붕들 사이로 허리를 펴기 어려운 자연부락 골목길이 나타났다. 기울어진 담장은 금방이라도 행인을 덮칠 듯 위태로웠다. “마을의 빈집 관리가 또 어려운 업무 중 하나입니다. 외지 사람들이 투기 목적으로 사 놓고 10년 넘게 방치해 놓은 집들이 문제입니다. 주변이 우범구역으로 변하거나, 무너져서 옆집을 덮치기도 하니까요. 집주인들은 아예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을 해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곳곳에 버팀목을 세우거나 통행로를 확보하는 일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역시 선유리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현우 지킴이가 자주 발걸음을 멈추면서 내려앉은 지붕과 쓰러진 담장을 가리켰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비치된 순찰용 복장 및 용품

[경기행복마을관리소에 비치된 순찰용 복장 및 용품]

행복마을지킴이들의 야간 순찰 모습

[행복마을지킴이들의 야간 순찰 모습]

골목을 빠져나와 둑 위로 올라서니 잡초가 얼크러진 동문천 건너편 개활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저기 동문천 건너 근린공원과 공업단지에서부터 아파트-빌라지역 위쪽으로 이세화선생묘를 지나 화석정 아래의 율곡리 경계까지, 선유4리는 상당히 넓습니다. 그러니 관내 순찰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반반씩 돌 수밖에 없지요.”

둑방길을 한참 걷다가 둑 아래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선유4리 인구가 5천 명이 넘어요. 일개 리의 인구가 파평면과 적성면의 중간쯤이 된다니까요. 게다가 홀몸 어르신도 많습니다. 그분들은 주로 자연부락 빈집 사이에 끼여 살면서 노령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워낙 나이 든 분들이다 보니 간단한 집수리도, 집안의 물건 정리도 힘겨워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관리소에는 여러 가지 연장이 비치돼 있어요. 그분들이 호출하면 달려가서 무슨 문제든 최선을 다해 해결하곤 합니다. 나들이가 어려워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에 데려다 달라는 분도 계셔요. 우리가 모셔다 드리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습니다. 그분에게는 그게 유일한 나들이니까요. 미군기지는 떠났건만 연고가 없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기지촌 아주머니들이 세월에 쓸려 할머니가 되어가는 모습이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관리소에 비치된 각종 공구

[관리소에 비치된 각종 공구]

연탄난로를 수리하는 모습

[연탄난로를 수리하는 모습]

파주시통계홈페이지에 따르면, 파평면 인구는 4천 35명, 적성면 인구는 7천 7백 명이고, 선유4리 인구는 5천 3백여 명에 이른다. 60세 이상 노인 인구도 선유4리만 680여 명이고, 홀몸여성이 대부분이다. “택배물품을 받는 것도 주민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르신들은 귀가 잘 안 들리기 때문에 택배기사가 밖에서 불러도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택배기사들은 바쁘기 때문에 한없이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럴 때 관리소에서 택배물품을 받아 보관했다가 순찰 돌 때 집으로 배달해 드리기도 하지요. 홀로 사는 직장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보호수인 느티나무
표지판

[보호수인 느티나무와 표지판]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선유4리노인회관 앞에 다다르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위용을 자랑하며 버텨 서 있었다. “3백 년 된 보호수입니다. 이 나무를 관리하는 것도 우리에게 맡겨진 임무 중 하나인데, 빈집들이 보호수를 둘러싸고 있어요. 그러니 쓸고 치워도 깔끔한 관리가 어렵습니다. 경작하지 않는 농지에 벌과금을 매기듯, 빈집에도 높은 벌과금을 매기는 법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눈에 보이는 것마다 행복마을지킴이의 할 일 아닌 게 없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선유4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주인공들답게 행복마을지킴이 두 사람의 목소리는 밝았다. “문산읍 소재지가 바로 선유리예요. 문산의 한자가 원래 汶山이었는데 1996년, 1998년, 1999년에 심각한 수해를 당하자 물과 관련된 삼수변을 빼달라고 주민들이 요청해서 2014년 6월 20일자로 文山으로 변경되었다고 해요. 문산읍행정복지센터 마을살리기팀과 손잡고, 미군기지가 떠난 뒤 낙후되어 온 선유4리가 살기 좋은 마을이 되도록 우리들이 앞장서 노력해야겠지요.”

관리소는 평일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행복지킴이가 2교대로 근무한다. 여성안심귀가, 아동안심등하교, 간단한 집수리 등 서비스가 필요한 선유4리 주민들은 경기행복마을관리소(☎031-953-9222)로 문의하면 된다.

취재: 강병석 시민기자

작성일 : 2019-12-9 조회수 :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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