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1일 (일)
소통과 나눔
오늘은 제가 다시 태어난 날이에요
- 시민기자의 이발봉사 체험기

파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8만 명의 봉사자 중에서 가장 많이 봉사를 한 사람은 김춘식 씨이다. 작년 11월 자원봉사 17,000시간을 인증받은 봉사의 달인으로 그를 취재하게 되면서 이발기술을 배워 자원봉사를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김 씨는 20년째 발랑리 소재 <겨자씨 사랑의 집>에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이발봉사를 하고 있는데, 취재 당시 나는 봉사자로서의 기본을 배운 후인 4월 29일 월요일 오전에 그곳에서 첫 봉사를 시작하기로 그와 약속을 하고 헤어진 상태였다.

군대에서 이발병을 한 것도 아니고 처음으로 타인의 머리를 깎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난감했다. 서둘러 금릉역 앞에 있는 미용학원을 찾아가 보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8시간씩 실습을 하면 봉사에 참여할 수 있겠다고 하기에 연습용 가발을 사고 클리퍼(바리깡) 2종과 가위 3종 등에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 클리퍼(바리깡)와 가위를 가지고 커트하는 기술을 배웠다. 처음에는 가위질동작, 신문지를 세로로 길게 잘라 자르는 연습을 한 다음, 가발모를 자르는 연습을 했다. 그 다음으로 클리퍼를 사용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김춘식 씨의 자원봉사 모습

[김춘식 씨의 자원봉사 모습]

이발 도구

[이발 도구]

학원수업이 끝나 집에 가서도 화장실에 앉아서도 가위질 동작을 연습했다. 한동안 손목이 삔 것처럼 아파왔다. 가발 10여개를 잘라보았다. 새로운 가발을 자를 때마다 손님을 대하는 자세였다. 무언의 가발은 마치 “이발사님이 알아서 적당히 잘라 주세요” 라고 말하는 손님이라고 여겼다. 자꾸 반복하다보니 조금씩 감이 왔다. 몇 시간씩 서서 정성을 다해 커트를 하고 나면 진이 빠져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그만큼 힘이 들었다.

학원 수업

[학원 수업]

집에서 연습하기

[집에서 연습하기]

그 다음으로 할 일은 자원봉사자 등록이었다. 파주시자원봉사센터에 들러 김은숙 총괄팀장을 만났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먼저 ‘1365 자원봉사포털’(1365.go.kr)에 등록부터 해야한다고 했다. 생소해서 ‘1365’가 뭐냐고 물었더니 1년 365일 자원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자원봉사관리시스템을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이곳에 가입하면 봉사실적이 누적 관리된다. 이사를 가더라도 정보를 변경하면 새로운 거주지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 포털을 통해 자원봉사수요처를 알 수 있고 봉사신청을 하고 내 봉사활동 실적도 검색가능하다.

자원봉사자가 되면 자기만족 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여러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자원봉사에 대한 상해보험에도 가입해 주고, 100시간 이상부터 누적한 경우 봉사시간인증도 가능하다. 봉사자는 자원봉사멤버십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카드만 있으며 파주관내의 수퍼마켓, 병원, 극장, 음식점, 안경점, 커피점, 자동차, 학원 등 할인가맹점에서 5-30%까지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카드를 발급받고 며칠 후 파주출판도시 영화관에서 영화표를 50% 할인받는 즐거움도 갖게 되었다. 센터는 매년 우수 봉사자를 시상하고 시청도 3개월간 50시간 이상 봉사자를 센터로부터 추천받아 수시 포상한다. 나는 방문당일 봉사센터를 방문하여 직접 그곳에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인터넷에 가입을 하고 그 자리에서 카드도 발급받았다. 절차가 간단해 사진이나 파일로 된 사진만 있으면 된다. 카드발급은 전산으로도 가능하며, 신청할 경우 카드를 집으로 배달해준다.

파주시 자원봉사센터

[파주시 자원봉사센터]

발급받은 자원봉사멤버십카드

[발급받은 자원봉사멤버십카드]

이렇게 준비를 마치고 나니 드디어 첫 봉사날이 다가왔다. 전날은 한 잠도 자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과연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겨우 2달 속성으로 배워 사람의 머리를 함부로 깎는 일이 옳은 일일까?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으로 아침 9시경 <겨자씨 사랑의 집>에 도착했다. 벌써 8시부터 김춘식 씨는 이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부터 이건 내 기우였음을 알았다.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었다. 내가 깎은 사람들의 미진한 부분은 김춘식 씨가 다시 손을 봐 주어서 20명 모두 이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를 할 때 드디어 해냈다는 기쁨이 밀려왔다. 지체장애인들은 정말 순수해서 농담을 해도 그대로 믿을 정도였다. 허튼 소리를 해도 믿을 것 같아 말조심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자씨 사랑의 집

[겨자씨 사랑의 집]

김춘식씨가 마무리해주는 모습

[김춘식씨가 마무리해주는 모습]

나의 첫 도전은 성공이었다. 이발봉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자마자 바로 행동을 개시하여 2달 동안 이발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무사히 봉사를 마칠 수 있었다. 무엇을 이루려면 이처럼 용기를 가지고 인내하며 열심히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날을 나는 내가 다시 태어난 날로 기억하고 싶다. 내가 남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봉사를 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파주시의 자원봉사자가 되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실력이 늘면 봉사하는 곳을 더 늘리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봉사에 도전해 보기 바란다.

취재: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9-4-30 조회수 : 204
  • 목록으로
  • 프린트
  • 트위터
  • 페이스북

컨텐츠 만족도 조사

홈페이지내의 서비스향상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