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4일 (월)
소통과 나눔
실전에 강한 글쓰기를 할 수 있어요!
- 교하도서관 성인 대상 야간기획 강좌 -

봄소식이 들려오는 3월 25일 금요일 저녁, 교하도서관 2층 문화강연장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자리가 부족해 뒤쪽에 의자를 더 내놓아 70여명이 앉아 있다. 5월 20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 7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하는 ‘실전에 강한 글쓰기’ 강좌를 듣기 위해서다.


 


강좌를 기획한 최성숙 사서는 “시민이 강의를 통해 글쓰기의 기본원칙을 배워 쉽고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며, “10년 넘게 글쓰기 강의를 해온 선구자인 강사님이 흔쾌히 강의를 맡아주어 감사할 따름이지요.”라고 말한다.



이강룡 강사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강좌인 ‘번역자를 위한 한국어 문장 강화’와 서울시 서대문구립도서관 강좌인 ‘서양 고전으로 배우는 기초 인문학’을 맡았고, 현재는 ‘논픽션 명작과 함께하는 교양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또『블로그 시대의 글쓰기』,『디지털 시대의 글쓰기』,『공감 글쓰기』」,『글쓰기 멘토링』,『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를 쓴 글쓰기 전문가이자 『하룻밤에 읽는 서양사』를 쓴 인문교양 필자이며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페펙트 레드』,『파리에 가면 키스를 훔쳐라』를 옮긴 번역자이다. 그는 헤이리에 사는 지역주민이기도 하다.



강의는 8강까지 진행된다. 현재 4강까지 진행했다. 1강 기본개념- 글쓰기에 필요한 태도와 기초 교양지식/ 2강 구상과 개요- 글감 찾기부터 개요 짜기/ 3강 자료수집과 정리- 주제 도출, 요약, 인용, 메모/ 4강 객관적 글쓰기- 공문서, 보고서, 제안서 쓰기이다.



강사는 1강에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글은 삶의 반응이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타소를 배출을 줄이려면 1회용 컵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보다는 “개인용 컵을 사용한지 1년이 되었다.”라고 쓰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또 추측(거의 없다)이 아닌 자료를 검증한 다음 쓰기(한 번도 없다), 두루뭉술한 글(어마어마한)이 아닌 치밀하게 쓰기(높이가 4천 미터에서 2,815미터)등을 권했다.


2강에서는 좋은 글감을 찾고 구상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주변을 잘 관찰하고 의미부여 할 것을 권한다. 또 비유 잘 하기(‘임야 100헥타르’ 대신 ‘1헥타르는 축구장 하나 넓이 정도’)는 좋은 글감이며 개요 짜기는 소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연관성을 찾아야 한다.


3강에서는 주제를 잘 끌어내기 위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범주는 좁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이주 노동자의 근무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대신, “이주 노동자의 점심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폭식 등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로 쓴다. 자료 인용은 정해진 형식을 제시한다. 단행본일 경우는 저자, 번역자, 제목, 출판사, 출간 연도, 쪽 번호를 차례로 표기해서 읽는 사람이 자료를 찾아보기 쉽게 해 주어야 한다. 인용에 대한 예는 월간 <인물과 사상>의 강준만 글의 각주를 참조하면 좋다고 귀뜸해 준다. 메모는 다른 사람이 보더라도 알아볼 수 있게 자세히 할 것을 권한다.


4강의 공문서 보고서, 제안서 등 객관적 글쓰기를 할 때는 주관적 표현은 삼갈 것을 권한다. 주관적 표현으로는 좋다/나쁘다, 많다/적다, 요즘/최근, 지난/작년 등이다. 보도 출처나 인용 출처를 표기할 때는 ‘어느 매체에서’가 아닌 ‘<워싱턴포스트> 2015년 12월 27일자’와 써야 한다. 표현과 띄어쓰기는 일관성을 갖추고 표준어와 표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제안서를 쓸 경우는 한 제안서에는 한 가지 제안만 담고, 목적과 목표를 구별하고, 장기 목표, 중기 목표, 단기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 각 강의별 추천자료


- 1강 : 앙토냉 질베르 레르티양주『공부하는 삶』(유유), 황재문『안중근 평전』(한겨레출판), 에른스트 캇리러『인간이란 무엇인가』(창), 조지 오엘『나는 왜 쓰는가』(한겨레출판), 셰일라 커런 버나드『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커뮤니케이션북스), 리처드 토이『수사학』(교유서가), 안정효『글쓰기 만보』(모멘토)


- 2강 : 플라톤『국가』(서광사), 마크 헨리『인문학 스터디』(라티오), 기타노 다케시『생각 노트』(북스코스), 구로사와 아키라『자서전 비슷한 것』(모비딕), 아베 야료『심야식당』(미우), 악셀 하케『내가 전부터 말했잖아』(북라인)


- 3강 : 리모 휴버먼『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책벌레), 도널드 케이건『트퀴디데스, 역사를 다시 쓰다』(휴머니스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문학동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이탈리아 기행』(펭귄클래식), 제임스 트레필 등『과학의 열쇠』(교양인), 캐롤 스트릭랜드『클릭, 서양미술사』(예경)


- 4강 : 리터드 로이『수사학』(교유서가), 이성복『쉬운 문장 좋은 글』(세창미디어), 이수열『우리말 바로쓰기』(현암사), 국립국어원『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 2』(커뮤니케이션북스), 이익섭『한국어 문법』(서울대출판부), 롤프 베른하르트 에시이『글쓰기의 기쁨』(주니어김영사)



강사와의 미니 인터뷰를 통해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부모가 알아야 할 자녀의 글쓰기 태도,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 강좌를 듣고 나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알아본다.



어떻게 글쓰기 강사가 되셨나요?
시인이 되려고 애를 썼는데, 시인이 아니라 글쓰기 강사가 돼 있더군요. 청소년 시절의 꿈은 시 쓰는 문학평론가가 되는 거였어요. 국문과 대학원에서 시를 전공한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습작도 열심히 하고 시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어느 날 문득,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제 문학적 재능의 한계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깨끗이 단념했어요. '좋은 포기'였던 것 같아요. 대학원을 중퇴하고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습니다. 언론사에서 일한 것 역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제 업무는 기사 작성이 아니라 기사 기획이었지만, 그래도 늘 글쓰기 환경 속에서 살았으니까요. 


개인 홈페이지(readme.kr)를 만들어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쓴 글을 정리하여 공모전에 냈는데 당선이 됐어요. 그래서 제 첫 책 <블로그 시대의 글쓰기>가 출간됐고 그 책의 일부가 고등학교 국어2 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 2005년에 글쓰기 강의를 시작했고 12년째 즐겁게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글쓰기에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관해 부모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겠어요?
초등학생 때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직접 해보고 실천하는 태도를 들이는 게 좋은 글쓰기 공부입니다. 또 경험을 글로 쓰기에 앞서 말로 조리 있게 또렷이 표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하시고 이렇게 대화를 이끄셔요. "더 자세히 정확하게 표현해 보자."


중학생 때는 조금 읽더라도 천천히 꼼꼼하게 읽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책 많이 읽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고전 같은 책을 대충 읽는 건 가장 나쁜 독서법입니다. 이때 습관을 잘 들여야 고등학생 때 개념 요약을 잘 할 수 있어요. 고등학생 때는 개념 정리, 요약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좋습니다.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글쓰기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2016년 하반기 출간 예정입니다.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글쓰기를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메모를 많이 하세요.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한두 문장으로 인상적인 장면이나 대사를 기록해 두세요. 그런 메모가 어느 정도 모이면 그게 글쓰기의 소재가 될 겁니다.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실전에 강한 글쓰기’의 기대 효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글쓰기는 작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 강의를 8강까지 완수한다고 하여 소설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자기 삶을 훌륭하고 근사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 기술은 충분히 익힐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는 것이 목적이 돼선 안 됩니다. 글은 언제나 좋은 삶을 향한 도구이자 조력자일 뿐입니다. 글쓰기는 하루하루 찾아오는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커다란 행복인지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교하에 사는 중년의 유승희 씨는 이번 강좌를 듣게 된 계기와 1강 수강 후 소감과 4강까지 듣고 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끔씩 글을 써야할 때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매우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마침 실용적인 글쓰기가 있다 해서 신청을 하였는데 이미 마감이 되었습니다. 대기자로 올려놓으며 정원을 늘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글쓰기를 잘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행운을 잡은 셈입니다.


1강을 듣고 나서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말과 언어를 재정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카오톡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이나 생략어에 가끔 불편한 마음을 가질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쓰기에 앞서 잘 사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고 싶습니다. 남은 글쓰기 강의가 기대가 됩니다. 강사님의 당부대로 결석하지 않으려합니다.

강의가 진행되어 갈수록 말과 글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한 후 말하게 되고, 책임질 수 있는 말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습니다. 3강 ‘용어와 개념’ 강의 중에 강사가 훈민정음 해례본을 장갑을 끼고 보여 주었습니다. 너무 귀한 것이기에 함부로 취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어 글쓰기 강사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오홍권(39) 씨는 4강까지 듣고 나서 다음과 같이 강의에 대한 감상을 전한다.
저는 올해 서른아홉입니다. 내년이면 마흔이라는 생각에 올 한 해가 새삼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동화를 쓰는 것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두 번째 직업으로 동화작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연초에 다짐했던 것과는 다르게 관련된 책 한 권 읽은 게 전부였는데, 때마침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이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교육 오기 전에는 주부들 몇 분 모인 강의장에서 지루한 글쓰기 강의를 듣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첫날 강의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 한 번 놀랐고 예상 밖으로 재미있는 강의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매주 금요일 술 대신 글로 불태우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글쓰기 강의를 듣는 것은 올 해 제가 한 일 중에서 잘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이강룡 강사는 “많이 읽고 많이 써 봐야 한다는 말은 너무 공허합니다. 적게 읽고 적게 쓰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실천에 투자하는 게 좋아요. 말이 글보다 중요하고 삶이 말보다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글을 잘 쓰기보다 좋은 방향의 생각을 실천하고 그 삶을 글로 표현하는 시민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남은 5강 주관적 글쓰기- 에세이, 칼럼, 리뷰/ 6강 인터넷 글쓰기- 블로그, SNS, 커뮤니티/ 7강 문법 공부- 한국어의 특징, 어문 규정의 원칙과 예외/ 8강 퇴고의 원칙과 요령- 글 다듬는 10원칙의 강의도 더욱 기대가 된다.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

작성일 : 2016-04-19 조회수 : 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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