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화)
소통과 나눔
소리를 나누어 드립니다
파주시농아인협회 부설 수화통역센터

“20대 중반이었어요. 지하철을 탔는데 손으로 대화하는 분들을 봤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웠어요. ‘어떻게 저렇게 손으로 하는 모양(표현)을 알아듣고 또 손으로 대답을 할까.’ 호기심과 함께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수화교실을 찾아가 수화를 배우게 됐어요.”

지난 12월 26일 파주시 금촌동 소재 경기도농아인협회 파주시지부 부설 수화통역센터(센터장 이동영)를 찾았다. 수화통역센터 장수미 실장(40)에게 수화통역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장 실장은 그 때를 지금도 기억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화도 언어다

“수화도 하나의 언어입니다. ‘농아들은 고집이 세다.’ ‘의심이 많다.’라고들 말 하는데 이는 편견입니다. 이들은 평생 울음소리, 새 소리, 차 소리 등 세상의 소리를 접해보지 않았기에 확인을 자주합니다. 그래서 의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요. 그러나 누구라도 같은 상황에 차하면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또 목소리 대신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마임을 하듯이 표정이 다양합니다.”

수화 통역사란 ‘청각장애인이나 농아인에게 의사전달을 하는 문화 중계자의 역할을 담당하며 의미가 통하는 손짓과 표정, 몸짓, 기호를 사용해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농아인과 청인에게 통역에 대해 안내하고, 화자 옆에 서서 음성통역(농아인의 수어를 보고 음성으로 통역)과 수어통역(청인의 음성언어를 수화로 통역)을 한다. 즉, ‘소리를 나누어 주는 사람’이란 말이기도 하다.




“소리를 나누어 드립니다”

지금까지 수화통역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일반인(건청인)들이 아직도 수화를 사용하는 농아인을 신기하고 낯설게 바라봅니다. 제가 알기론 유럽이나 일본 등 복지선진국의 경우 수업의 정규과정 중 기초수화와 장애인 인식개선을 교육해 농아인을 만나면 자연스레 수화로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농인, 농아인에 대한 표현조차 벙어리, 귀머거리라는 비속어로 더욱 인식돼 있습니다.”   

장 실장은 “또한 농아인들은 분쟁, 소송 등의 문제가 생기면 ‘좋다. 싫다’라는 간단한 대화조차 자신이 직접 표현할 수 없고, 통역사에 의지해야하니 100% 감정을 전달하거나 호소하기가 어렵다”며 생활에서 불리한 점을 얘기했다. 

“예를 든다면, 도로에 임시주차를 하고 영상통화 중이던 농아인이 뒤에 있던 차량의 운전자가 차를 빼라고 여러 차례 경적을 울렸으나 소리를 들을 수 없던 농인은 계속 통화만 하고 그 모습에 기분이 나빠진 일반은은 차에서 내려 다짜고짜 화를 내 파출소까지 가야하는 상황 등이 비일비재합니다. 또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과 관련 일반인은 전화로 간단히 개인정보 확인만 으로 조회나 처리가 가능하지만, 농아인은 본인이 직접 통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조건 영업소로 내방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매우 간단한 업무라도 일부러 고양시에 위치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방문해 일처리를 해야 하는 고충도 있지요.”

일반적으로 농아인(聾啞人)은 언어 장애인을 가리킨다. 청각, 언어장애인은 1급의 중증장애인이다. 혼자서는 거동이 불가능한 신체장애로,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같은 장애 등급을 받는다. 이는 누구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과 같다. 농아인은 눈으로 보고도 세상과 소통할 수 없으며, 자연히 문화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은 농아인은 건강하기에 중증 장애로 인식하지 않는 성향이 많다.




2000명의 농아인의 입과 귀 역할을 하는 수화통역사

장수미 실장은 파주시 2000여명의 농아인과 사회 연결(매개체)역할과 병원, 법원, 일상 등 통역이 필요할 때 농아인들의 입과 귀가 된다. 파주시의 농아인 숫자는 1,967명(2012년 12월 현재.파주시 기준)이다. 파주시농아인협회에서는 청각, 언어장애인의 권익, 및 복지와 관련한 제반사업(개별상담 및 교육. 통역서비스. 수화보급)을 하고 있으며, 수화통역 및 상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원활한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을 돕고 있다.

파주시농아인협회 부설 수화통역센터 수화통역사인 장수미 실장은 센터 및 협회 업무를 총괄하면서 지역행사 및 관내 농아인 수화통역, 파주시 축제 및 행사(장단콩축제, 인삼축제 등 지역행사) 수화통역, 총선 및 지방선거 및 취임행사 수화통역과 관내 기관 및 학교 수화교육과 장애인 인식개선교육까지 많은 일을 소화해 내고 있다.




다행히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4일 LG디스플레이 이윤형 파주경영지원담당 상무와 권동섭 노동합지부장이 파주수화통역센터를 찾아 농아인의 편의 제공을 위해 12인승 스타렉스 차량 1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파주시농아인협회 수화통역센터는 2014년 새해에도 사회복지시설, 기관자원봉사자 등 장애인을 접하는 기관에서 농아인 인식개선교육과 부모의 장애와 경제적 형편으로 학습이 저조한 농아인 자녀들에게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속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올 한 해도 2,000명 농아인의 아름다운 입과 귀가 돼주길 바란다.

   취재 : 이정민 싱싱뉴스 시민기자

작성일 : 2013-12-27 조회수 : 5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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