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화)
소통과 나눔
병영의 새로운 문화, 독서
진짜 사나이의 ‘책사랑’

2013년 현재 파주에는 공공도서관이 13곳(2014년 2월 가람도서관 개소 예정), 작은 도서관은 44곳, 독서동아리는 120여개에 이른다. 문화 도시 파주에 어울리는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발전에 이바지한 직업군에는 젊은 우리의 장병들도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2013년도 저물어가는 12월에 공군 8218부대 ‘책사랑’ 독서동아리를 찾았다.



고승덕 작가와의 만남



독서의 재미에 푹 빠진 병영

“동아리는 부대원 모두가 회원이나, 휴가나 훈련 등으로 빠질 수 있다”는 담당자 전준우(33) 부사관의 설명이다. ‘책사랑’은 올해 1월 부대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자발적이지 않은(?) 동아리지만 매주 수요일은 책 읽는 날로 자유롭게 참석하는 모임이 이어지고 있으며, 매번 약 20여명 정도씩은 고정적으로 나온다고 한다. 전 부사관이 독서동아리 전체를 이끌고 있으며, 독서 동아리 운영은 업무가 아닌 봉사 차원이다.

전 부사관은 ‘책사랑’이 지난 10월에 도서 지원사업으로 200만원을 받았다고 귀띔해주었다. 독서동아리나 야(夜)한 토론회는 우리 장병들도 기회만 마련되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시간이었다. 이들은 매월 중증장애시설에서 책 읽기 봉사활동도 한다. 이런 다양한 경험의 뿌리는 모두 책이었다.



중증장애시설 책 읽기 봉사활동(장진우 병장)



‘책사랑’이 짧은 시간에 정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병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5월 전역을 앞둔 김치연(23) 병장은 “오히려 군대 와서 책을 더 많이 읽게 됐다”고 한다. 김 병장은 “정확히 헤아려 보지 않았지만 군에 와서 읽은 책이 약 100여권은 되는 것 같다”고 한다. 지적(知的)인 영향으로 조리 있게 말하는 솜씨를 보여줬다. 

“선임 중에 책을 내고 싶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는 토론회에 참석해서 소중한 만남을 했었습니다. 장진우 병장님이 그 주인공인데, <누구에게나 맞는 황금구속복은 없다>라는 책으로 신자유주의 관점을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내용입니다. 장 병장님은 경영학과 출신으로 책도 많이 읽었고, 봉사 활동에도 많이 참석했던 분이었습니다. 곧 책으로 나올 것입니다.”



은희경 작가와의 만남



야(夜)한 토론회는 다름을 이해하는 시간

공군 8218부대는 도서실도 잘 돼 있고, 책 읽는 환경이 좋다. 그래도 김 병장은 “군인으로서, 한 젊은이로서 삭막해지는 현실, 높기만 한 취업문, 물건처럼 취급되는 젊은이, 그런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며 공식적인 외출인 토론회를 통해 밖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고 밝게 말한다.



2013 상반기 독서토론회 참가(김용재 상병)



전 부사관도 “야(夜)한 토론회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며 “고2의 생각, 할아버지, 아주머니의 다양한 생각을 듣는다는 것이 좋은 경험인 셈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나의 생각이 남과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전 부사관은 “파주시가 계획한 독서문화 정책이 군부대에까지 영향을 주었다”며 “군인들이 그다지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이 유일한 문화생활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요즘 명언집을 자주 본다는 김 병장은 “‘진짜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가 푸른 줄 알 수 있다’는 말이 좋다”고 한다. 김 병장은 올해 본 <논어>를 감명 깊게 읽었다. “그 책을 세 번 읽으면 삶이 바뀐다고 하는데, 아직 바뀌지 않으니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겸손을 보인다.

김 병장은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한다. 김 병장의 성의를 다하는 답변 모습에서 대한민국 진짜 사나이의 지적(知的) 탐구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병영의 독서문화가 안보에 이어 지식 강국의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것 같아 든든했다.


   취재 : 한윤주 싱싱뉴스 시민기자

작성일 : 2013-12-10 조회수 : 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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