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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는 있고, 지도에는 없다

파주에는 있고, 지도에는 없다
“사람이 각자 다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생각해 봤습니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쉽지만은 않지만 꼭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요.” 똑똑도서관 김승수 관장(40)이 그 일을 해냈다. 느낌도 좋고 부르기도 좋은 기발한 이름의 ‘똑똑도서관’이다. 아직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이 도서관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똑똑도서관은 공유와 나눔전국에는 공공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이 많다. 그곳은 장소 마련을 위해, 건물을 짓기 위해, 책을 구입하기 위해, 사서 등을 고용하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다. 똑똑도서관은 그런 것이 필요 없다. 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책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자기의 재능을 나눠서 서로 공유하기도 하는 특별한 곳이다. 돈도 안 들고,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똑똑’ 두들기고 가서 만나기만 하면 된다. 도서관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되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공유할 수 있는 도서의 목록을 공개한다. 사서는 내가 된다. 책을 빌리는 시간은 사서가 정해서 올린다. 예를 들어 101동 1004호, 소장리스트, 목요일 오전 12~16시 대출 가능으로 하는 식이다.“제가 2010년 입주자대표를 맡았습니다. 저는 투명하게 아파트에 관계된 모든 일을 주민들과 공유했습니다. 2년의 입주자대표 임기를 마치면서 2012년 오픈 컨퍼런스를 개최해 마을 만들기로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똑똑도서관에서는 리본공예, 냅킨공예, 요리 등의 재능을 서로 나누고 있다. 김 관장은 그림에 재능이 있어서 그림으로 나누고 있다. 렛츠(LETS : Local Engergy Trading System)라 불리며, 공동체 안에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알려 줄 수 있으면, 동시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연결해 배움과 지식의 품앗이 시스템을 활용한 것이다. 똑똑도서관의 성과는 아파트의 장점 살리기그는 양적으로 무조건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데, 소문은 전국적으로 나게 됐다. 김 관장은 똑똑 도서관 아이디어로 2012년 시민교육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2013년에 우수상을 받았다. 상금으로 받은 것은 주민음악회 개최 등으로 썼다. 지난해 그는 강연이나 워크숍에 많이 참가했다. 대부분 아파트에서 요청했던 것으로 모두 공통적으로 주민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원했다.“몇 명의 회원 증가보다 유지가 중요합니다. 현대 아이파크나 두산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이 일은 궁극적으로 자기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죠. 우리 선생님들 중에서 리본이나 냅킨 등을 활용해 남을 돕거나 바자회에 기증한 일도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재능으로 누군가를 돕는 일에도 자연히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리빙 라이브러리요즘 많이 나오는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란 말이 있다. 이것은 생활 속의 도서관, 혹은 사람책을 뜻하는 말로, 덴마크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Ronni Abergel)이 2000년에 창안해 세계로 전파된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구가 70% 이상으로 다른 나라보다 매우 많은 편이다. 아파트가 도시의 보편적 주거형태이다 보니, 아파트의 나쁜 점만 찾아서 더욱 삭막한 도시로 만드는 것보다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이로운 일이다. 아파트의 장점은 홈페이지가 있고, 동별로 쉽게 홍보가 가능하고, 방송을 통한 접근도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잘 활용한 것이 똑똑도서관이다. 양적인 확장보다 질적인 성장을학교에서 학생들만 가르치는 교수의 일만 해도 바쁜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에 관심을 갖게 됐냐고 했더니, 그는 “대학시절부터 NGO에 관심이 많았고, 내 적성에도 맞는 일이다. 이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말한다.너무 성과 위주로 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아서인지, 그는 양적으로 느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한다. 아파트 주민들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에’ 대한 수렴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김 관장은 자기 동네만이라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것이다. 운정의 아파트는 게이트마다 연결할 수 있으며, 하나로 연결하면 하나의 트랙이 된다. 이것은 또 하나의 둘레 길로도 될 수 있다. 이미 연결된 길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연결하면 좋을 것이다. “의도는 이웃 간에 책을 보는 것이었는데, 교육 강좌, 여행 더 나아가 서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서로가 공감하는 시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했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리본 공예는 앞으로 책으로도 출판할 계획에 있다. 평생학습 차원에서는 국가 지원이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평생학습은 내가 사는 지역과 동네에서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과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취재 : 한윤주 싱싱뉴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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