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 (목)
人 & In
청소년을 향한 사랑에‘중독’되다
- 장문희 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요즘 드라마 ‘SKY캐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식을 명문대에 입학시키려는 부모와 그 자녀들 간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드라마 속 아이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자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복수하려는 마음까지 보이는데, ‘실제 이런 아이들을 상담한다면?’이라는 궁금증을 안고 장문희 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을 만나 보았다.

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상근직 11명, 계약직 9명, 시간제 상담원 8명이 청소년, 부모, 교사 등에 대한 전문상담 및 교육지원 활동을 기본으로 하면서 청소년의 특성과 욕구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꿈드림 사업으로 상담지원, 학습지원, 자립지원, 문화 활동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원거리 지역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찾아가는 동반자 사업’으로 상담 및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폭력, 자살시도, 가정 또는 환경적 위기 상황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CYS-Net(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연계기관들과 긴밀히 협력, 지원하고 있다.

지금이야 시스템화 되어 있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만 장 센터장이 처음 센터에 왔던 1998년의 상황은 ‘맨땅에 헤딩’ 그 자체였다. 상담이라는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장 센터장은 직접 학교를 찾아다니며 홍보에 나섰다고 한다.

“상담원은 저 혼자였는데 어떻게 센터를 이끌어가야 할지 막막했어요. 터미널에서 방황하는 청소년을 발견하면 교복에 있는 학교를 적어 두었다가 그 학교에 찾아가 도울 방법을 찾기도 했어요. 퇴학이나 중퇴한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교 선생님들과 연계하여 최선을 다했었지요.”

장문희 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매일 야근에 새벽 퇴근도 잦았던 당시, 장 센터장은 퇴근 후 파주 관내를 도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차가 끊겨 헤매거나 버스비가 없는 청소년을 만나 집까지 데려다주기는 부지기수. 한 번은 가출한 청소년을 관할 지역 경찰에게 인계하자, 부모님이 상담센터에 찾아오기도 했다. 2012년 출범한 CYS-Net시스템을 먼저 실행한 셈이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문턱은 파주시민이라면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그런데 청소년 상담이 대부분 부모나 교사의 의뢰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을 상담에 참여시키고 그들과 보다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담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의자에 앉자마자 ‘저는 선생님 안 믿어요’하고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켜봐주면 존중 받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달라지죠. 본인을 그 자체로 봐 주는 것에 마음을 열기 시작해요. 진로 상담하러 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성폭력 피해자인 경우도 있었어요. 말하지 못했던 것을 서서히 빗장을 열면서 털어놓은 거죠.”

장 센터장은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피해 지원에서는 2차 피해 발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청소년 개인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피해청소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치료, 회복, 적응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위기 지원과정에서는 피해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 폭력 피해가 단지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 상담했던 청년이 세월이 흘러 지도자로 성공했는데,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진로 상담 멘토가 되어 청소년 상담에 일조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받은 것을 다시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것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 대부분이 어려웠을 때 받은 도움이 귀하다는 걸,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됐다며 그 경험을 다른 이에게 베풀고 싶다고 말하곤 해요.”

인터뷰를 하던 도중, 학교 밖 청소년 지원·꿈드림 사업으로 도움을 받았던 학생이 방학을 이용해 센터를 찾아왔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던 아이였는데 센터에서의 생활이 그를 바꿔 놓았다. 대학교 3년차인 그는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주변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내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치 자신의 자녀를 보듯 대견해 하는 장 센터장은 학생들로 인한 ‘긍정적 중독’이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면서 올해는 위기청소년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확대하여 질적 성과를 높이는데 매진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전한다. 

인터뷰를 하던 도중 학교 밖 청소년 지원·꿈드림 사업으로 도움을 받았던 학생이 방학을 이용해 센터를 찾아왔다.
장 센터장은 학생들로 인한 ‘긍정적 중독’이 자신을 있게 하는 원동력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와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센터를 둘러보는 기자에게 “예쁘죠? 설계 때부터 신경을 많이 썼어요. 청소년상담에는 환경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타 지역 센터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랍니다”라고 말하는 장 센터장에게서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있다 가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졌다.

‘요즘 아이들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어른들이 많다.  장 센터장은 청소년이 쏟아내는 부정적인 생각, 감정을 반항으로 여기지만 말고 ‘존중’해 달라고,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여러분은 너무 애쓰며 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아름답고 충분하다”고 외친다.

청소년상담에는 환경도 굉장히 중요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있다 가길 바라는 마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에 이상하고 예의 없고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아이들. 하지만 그 뒤엔 부모의 잘못된 행동과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소년을 있는 그대로 봐 주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어른들의 시각이 중요하다. 그 속에서 청소년들은 기다릴 줄 알고 상대방을 그대로 볼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 주소 : 파주시 와석순환로 415 운정행복센터 6층
○ 전화 : 031)946-0022
○ 홈페이지 : www.pajuyouth.or.kr

취재: 전영숙 시민기자

작성일 : 2019-1-28 조회수 :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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