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5일 (화)
人 & In
한 장의 연탄처럼
- 자원봉사 17,000시간 인증자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연탄처럼 자신의 한 몸을 태워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혀 온 봉사자가 있다. 연풍리에서 대광이발관을 운영하는 김춘식 씨가 그 주인공. 지난 11월 파주시장으로부터 자원봉사 17,000시간 인증서를 받았다. 이 시간은 2000년도 파주시 자원봉사센터가 생긴 이후로만 계산한 시간이다. 아마 68년도에 고향인 충남 청양에서 파주 연풍리로 올라와서 봉사한 시간들을 합치면 이 보다 훨씬 많을 거다. 파주로 이사 와서 이발관 허드렛일을 하다가 2년 뒤 70년도에 이발사 면허를 취득했고 시간이 될 때마다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대광이발관
김춘식 씨
인증서

17,000시간이 어떤 시간일까? 17,000시간이라면 24시간 하루 종일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봉사만 했다고 가정할 경우 703일이다. 그렇다, 이발소를 운영하면서 최근 20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봉사해 온 시간이다. 현재 파주시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8만여 명이다. 봉사시간만 보면 김춘식 씨를 따라 올 사람이 없다. 봉사를 사명과 열정으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뒤늦게 이런 선행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곳도 생겼다. 

지난 평창올림픽 때 성화 봉송에서부터 연말 임진각 타종행사에도 초청될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이발소가 쉬는 월요일 아침 10시경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발랑저수지 옆에 있는 <겨자씨 사랑의 집>에서 장애인들의 머리를 깎고 있으니 만나려면 그리로 오라고 했다. 한 걸음에 달려갔다. 정신지체장애자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남자 20명을 대상으로 매월 머리를 깎아주고 있었다. 이곳 강성진(39) 팀장은 김춘식 봉사자가 20년 전 초창기 천막시설부터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이발뿐만 아니라 장애인들과 친해서, 없으면 안 되는 봉사자라고 했다. 이곳에 오는 10여개의 봉사단체 중에 한 개인이 20년 동안 봉사를 이어 온 것은 김춘식 씨가 유일하다. 평일에는 밤 8시에 이발소 문을 닫으면 저녁을 먹고 밤 11시까지 자율방범을 선다. 파주시에서 열리는 인삼축제, 장단콩 축제 등 각종 행사가 있을 때면 교통정리 봉사를 한다. 이런 때는 평일이라도 이발소 문을 걸어 잠그고 봉사장으로 향한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아내와 두 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발랑저수지 옆에 있는 <겨자씨 사랑의 집>에서 장애인들의 머리를 깎고 있으니 만나려면 그리로 오라고 했다.
한 걸음에 달려갔다. 정신지체장애자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남자 20명을 대상으로 매월 머리를 깎아주고 있었다.

그에게 왜 봉사하는가를 묻는 것은 우문이었다. 어쩌다 봉사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으며 봉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수 십 년 째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 2시간 이상 산길을 걷는다. 아프면 봉사도 빠질 텐데 몸이 건강해 빠지는 날도 없다. 천국은 원래 매우 높은 곳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올라가지를 못하고 또 북쪽 봉우리의 추위를 감당 못해 이 세상에서 제일 낮은 곳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우리가 겸손하게 낮고 천한 데로 향하여 내 자신을 불살라 줄 때 아마 그곳이 천국일 것이다. 김춘식 씨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사람답게 사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자문해 보았다. 그리고 이 시대 가장 소중한 덕목에 대해서도.

[대광이발관]
○ 주소: 파주시 연풍리 5길 8
○ 문의: 김춘식 010-6828-2966

취재: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8-12-31 조회수 :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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