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3일 (금)
포커스 파주
장단 삼백(三白)에 ‘파주배’를 더하다
- 천천히 익어 맛이 꽉 찬 파주배-
새벽이슬 머금은 이른 아침, 벌써 가을 향취가 느껴진다. 밤새 시원한 이슬 먹고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맛있게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을 그려본다. 얼마 전 아쉽게도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많은 과수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태풍의 역경 속에서도 건실하게 가지에 붙어있는 과실들이 청정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파주 장단 삼백(三白)에 속살 하얀 ‘파주배’를 더하다
세계가 앓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던 농작물이나 과실들이 북부지역인 파주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처음엔 일교차가 심한 지역이니 만큼 걱정도 많았지만 농가와 파주시가 지속적 노력을 통해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시켰을 뿐만 아니라 파주배를 국내 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농산물로 성장시켰다.


파주임진강쌀, 파주개성인삼, 파주 장단콩은 '장단삼백'이라고 하여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을 정도로 유명하다. 거기에 하나 더해 ‘장단사백’을 꼽으라고 한다면, 속살이 하얀 명품(名品) 파주배가 있다.


파주배의 전문적인 재배기술 보급과 품질 향상을 위해 1992년 파주시배연구회가 결성됐다. 파주시배연구회는 지속적인 교육과 파주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작황 실적 부진의 원인을 파악하고, 기후 변화에 맞춰 병해충 예방을 하는 등 배의 품질 향상을 위해 애써왔다.
또한 매년 춘계, 하계 현장 연찬회 참석, 선진지역 방문 등 공부하는 모임으로서 타 품목별 연구모임의 모범이 되고 있다. 현재 전체 농가 80가구 중 60가구 정도가 연구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중 25가구가 수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파주배의 재배 면적은 93헥타르(ha)로 주재배지는 적성, 파평면과 민통선 지역인 군내면이 다. 이들 청정 지역에서 재배되는 파주배는 현재 친환경 인증을 받아 유통되고 있다. 또한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아삭하며 저장성이 좋아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파주배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듣기 위해 파주시배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철훈 회장을 만나보았다.
이철훈 회장은 타지에서 다른 일을 하다 파주에서 배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배연구회 회장까지 맡고 있지만, 처음엔 파주에 정착하기와 농사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사무직의 경험을 살려 ‘농사도 전략’이라는 생각으로 기술 보급과 예산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 18년 동안 배 농사를 짓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보통은 시에 여러 애로사항을 요청하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운 만큼 배연구회 총무를 하면서 직접 경기도에 찾아가 예산을 끌어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노력 덕분에 배연구회 농가들에게 우리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배연구회 회원 간의 협력과 믿음에 대해서도 자랑했다. 무엇보다도 타 지역보다 더 품질 좋은 배를 생산하기 위해 힘을 모아준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아직 아쉬운 점도 많다. “파주배는 배나무가 유목에서 성목으로 바뀌는 때이다. 그러면 과수도 많이 열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시장에선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수출량을 늘려야 한다. 올해만도 수확량이 200톤이 넘는다. 하지만 파주시 배 수출량은 130톤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걱정이다.”라며 이 회장은 수출량 증대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지난 8월 중순부터 원황(국내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과실이 크고 단맛이 좋은 조생종)의 올해 첫 수확이 시작됐다고 한다. 수확에서부터 선별, 세척까지의 과정을 거쳐 컨테이너에 실어 보내기까지 초비상이다. 현재, 대만부터 하와이, 괌, 태국, 그 외 동남아 지역까지 연 130톤을 수출하고 있다.


이철훈 회장은 “파주배는 친환경 농작물로서 인증된 제품이다. 파주는 봄에 관리를 더 잘하고 최대한 약을 안 쓰면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있다. 2010년엔 잦은 비로 흑성병(과실이 황변하고 그을음 모양의 분생포자가 형성되는 병) 이 생겨 전국 배 수확량의 50%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파주 배는 끄떡없었다.”라며 파주배의 우수성에 대해 전했다.


그는 맛있는 배를 고르는 팁을 일러줬다. 보통 사람들은 남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배가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배들은 맛이 들기도 전에 알이 굵어져버려 진짜 배 맛을 못 낸다고 한다. 일교차가 크고, 배가 천천히 익을수록 맛이 꽉 찬다는 이야기다.


파주배는 일반적으로 8월 하순부터 출하되는데 이때부터 9월 중순까지 출하되는 원황(조생종)은 저장이 안 되므로 출하 후 빨리 먹을수록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추석 전후에 수확하기 시작하는 신고배는 생산되는 배 중에서 최상품으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등지에 수출되고 있다. 또한 ‘배즙’을 만들 때, 낙과를 쓰지 않는 것도 파주배의 특징이다. 수출과 국내시장에 판매하고도 배가 남기 때문이다.


파주의 환경적 특성이 맛있는 배 생산의 1등 공신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렇게 넉넉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지금의 파주배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파주시배연구회의 꾸준한 노력 같이 천천히 익어서 맛있는 파주배가 널리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취재: 싱싱뉴스 시민기자 박현숙

작성일 : 2012-09-4 조회수 : 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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