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9일 (월)
포커스 파주
파주 작은 도서관, 빌 게이츠를 키우다
엄마 향기 그윽한 광탄면 작은 도서관

6월의 아스팔트는 잔인하다. 길게 드러누운 검은 빛깔 위로 태양은 뜨거운 기운을 제대로 쏟아 붓는다. 숨이 턱턱 막히는 절정의 시간, 비교적 한적한 곳에 자리한 광탄면사무소(파주시 광탄면 신산리 13)에 도착했다. 오후 세시다.

면사무소 2층의 꾸밈이 아늑하다. 동글동글하고 하얀 의자가 시선을 끈다. 건물의 복도에는 작은 도서관의 내부를 알리는 사진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광탄면 작은 도서관의 면적은 약 80㎡ 남짓으로, 한 눈에 보아도 작지만 알찬 규모다. 문화적 혜택의 불모지와도 같은 광탄면에 작은 도서관이 생긴 것은 지식과 문화욕구에 목말라 있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더 없이 기쁜 일이다.

광탄면에서는 지난 2월,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3월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총 4회의 작은 도서관 운영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자원봉사자 중 김순복 씨를 관장으로 위촉 무급으로 종사하며, 김선희 실장은

상근자로서, 최소한의 보수만 주어진다. 광탄면 작은 도서관은 우종범 광탄발전위원회장으로 부터 어린이 도서 450권을 기증 받아 본격적으로 주민자율체제의 도서관 운영을 하게 되었다.

교육 후, 분야별 봉사자 선정 업무분장 및 현황을 살펴보자.

분 야 성 명 비 고
기획부 김수경, 김정임, 신동오, 이남희 4명
행사, 홍보부 최명희, 최미영, 송애련, 원경희, 민홍기, 박미숙 6명
대외협력부 김순복 관장 1명

광탄면 작은 도서관 현황

소장 도서 권 수 1,865권 기증받은 책 450권
회원가입자 수 (6월 25일 현재) 156명    
구독신문 7종    
구독 정기간행물 33종    
자원봉사자 가입자 수 21명 학생 11명 어른 20명
도서관 열람시간 화~금 오전 10시~오후 6시
토,일,공휴일 오후 1시~호후 6시

봉사자들의 동아리 만들기
▲동아리 명칭 : 영화감상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조조영화 선정 ▲영화 감상 후, 소감을 나누기 및 도서관 카페에 올리기 ▲영화에 맞는 책 선정하여 읽기(영화를 보기 전에 미리 읽어도 무방)

그 밖에 관내 모범이 되는 도서관을 방문, 교육과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한다. 학생 봉사자를 선별할 때에는 봉사자의 자녀를 우선으로 선발한다. 학생 봉사자들은 주로 도서관 환경 정리, 실내꾸미기, 도서목록 알리기 등이며, 책의 표지와 내용을 컴퓨터를 활용 프린트 하여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는 더 나아가 독서 능력은 물론 미래의 지도자 양성 과정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순복 관장은?
55년생이며, 광탄면 토박이다. “사실 나는 책 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마을의 부녀회장을 오래 지냈고, 봉사라면 가리지 않고 쫓아다녔다. 특별히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봉사기 좋아서 청소라도 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곳에 왔는데, 관장이라는 직책을 주어서 심적으로 많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나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책에 갖는 관심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춤추게 하고 기쁘게 한다. 도서관에 있을 때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하다.”

그는 자녀들을 데리고 찾아오는 부모를 볼 때, 가장 기쁘

단다. 이미 장성한 자녀를 두고 있는 터라, 도서관을 찾는 부모들과 자녀교육이나 인생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 배우는 것도 많다고 한다. 특히 김선희 실장은 심리치료 전문 상담사이기도 하다. 소수의 인적 자원이지만, 독서지도사와 논술교사 자격을 갖춘 봉사자들이 그에게는 든든한 정예군단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상적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을 하겠지만, 봉사동아리를 통하여 시립중앙도서관과 연계하여 점차적으로 향상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다. 우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책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억지로 읽히거나 학습을 위한 독서는 지양 되어야 하며, 스스로 책을 읽는 습관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책과 친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며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우리 도서관에서는 유치원 연령의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며, 생각이 자라날 수 있는 연상의 동기를 부여하려 노력하고 있다. 획일적으로 활자를 읽어 내리며, 함께 들은 사람들과 똑 같은 느낌을 강요하는 것은 감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요인일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 도서관은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책꽂이에 잘 정리 된 책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며,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골고루 잘 갖추고 있다. 언제든지 방문하여 책을 읽고, 대여해 가기를 바란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양서(良書)들을 갖출 계획이다.

물론, 보조금으로 상근자의 기본 급여와 운영비를 제외하면,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 지역을 살리는 뜻있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하반기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다양한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분기별로 발행하는 소식지를 지속적으로 발행하여, 관공서와 학교를 통한 홍보에도 주력해 나가겠다. 불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체험 학습과, 백일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초·중·고를 연계하여,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참여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도서관이 낙후된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내 집처럼 편안하고, 엄마 냄새가 나는 작은 도서관이기를 바란다. 작은 도서관이 우리에게 주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을 읽는 멋진 사람도 될 수 있고, 봉사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사람도 될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 다만,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통하여 문화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 마일리지를 적립하여 예술 공연이나,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활용방안이 뒷받침 된다면 좀 더 건전한 사회문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본다.

미래의 빌게이츠는 마을의 작은 도서관에 있다
2007년 미국의 ABC뉴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인 빌 게이츠. 그는 컴퓨터의 황제이며, 유명한 독서광이다. 그는 어린 시절에 마을의 작은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책을 읽었고, 공식적인 석상에서까지

도 '컴퓨터가 책을 대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매일 한 시간씩은 책을 읽으며, 주말에는 두세 시간 동안을 독서에 몰입한다. 출장을 갈 때에도 책은 필수품이다.

그는 스스로 “내가 컴퓨터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도 독서광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라고 밝히면서 책 속에서 아름다운 기부를 배우고 실천하며, 지금도 꿈을 이루고,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활자가 존재하고, 활자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지적(知的) 호기심에 대한 욕구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책은 세계를 품고, 인류를 품고 진리를 품는다. 세상에서 가장 넓은 가슴을 지닌 위대한 자산이다.

광탄면 작은 도서관엔 미래의 빌게이츠가 산다.




○ 취 재 : 하현숙 thee0507@hanmail.net
             파주싱싱뉴스 시민기자
작성일 : 2010-06-29 조회수 : 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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