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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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흔들다리야. 네가 효자로구나!
- 흔들다리 특수의 현장을 가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흔들다리 안내판
마장호수 전경
옛날밥집

옛날밥집

이기철 사장

이기철 사장


마장호수 흔들다리가 생겨나고부터 식당의 변화를 묻자 ‘옛날밥집’ 이기철(63) 사장이 한 말이다. 그럼 “흔들다리가 효자겠네요”라고 묻자 “암요, 당연하죠!”를 반복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이사장은 이곳 기산리 토박이다. 2남 1녀를 길러 딸은 시집보내고, 두 아들은 대기업에 다닌다며 자랑했다. 이 사장이 이곳에서 식당을 오픈한 지 15년째다. 그동안 공사장 인부들이나 인근 공장 사람들에게 밥을 해주는 정도였다. 인근 사람들은 먹고살기가 힘들어지자 밭떼기를 팔고 외지로 나갔지만 흔들다리가 생기고 난 후부터는 땅값이 껑충 뛰어 지금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고 한다.

마장호수에 흔들다리가 생기면서 가게 매출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묻자 “말도 못한다”고 했다. “말도 못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냐? 좀 더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졸랐다. 이전 매출액 대비 몇 배로 올랐다며 영업상 비밀이라 말 해 줄 수 없다고 호탕하게 웃으셨다. 그는 감악산 출렁다리 손님이 이곳으로 다 몰려온 듯 하다고 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지는 다리가 생긴 지 한 달 밖에 안 되어 장담할 수가 없단다. 그의 추측에는 앞으로 3∼4달 길어야 6개월 정도 갈 것으로 전망했다. 만일 이런 식으로 계속 장사가 잘 된다면 1년 못가서 큰 부자 될 거라는 우스개 소리를 했다.

광탄시내

광탄시내

광탄시내 가는 길



마장호수에 흔들다리가 생겨 난리통인데 도대체 흔들다리로 인해 얼마나 장사가 잘 되는지가 궁금했다. 출발 전에 지도에서 마장호수로 가는 인근 동네들을 체크해 보았다. 광탄 시내를 시작해 방축리, 발랑리, 마장리, 영장리를 거쳐 출렁다리가 있는 기산리를 가보아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먼저 광탄 시내로 갔다. 혹 손님이 넘쳐 광탄 시내까지 밀려오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광탄 시내 주변은 개인적으로 자주 가는 새술막 이나 은행나무집, 장군순대 같은 곳을 둘러보았으나 점심시간인데도 주차장이 한산한 것을 보면 출렁다리 효과는 없어 보였다. 흔들다리로 출렁이는 마장호수의 물결이 이곳까지 당도하기는 너무나 먼 거리였을까.

방축리

방축리

벽초지 수목원

벽초지 수목원



광탄 시내를 벗어나 차를 창만 4거리에서 방축리로 틀었다. 방축리는 서원밸리 등 주변 골프장 손님이 있어서 식당가가 형성된 곳이다. 게다가 벽초지수목원이 있어 마장호수 흔들다리를 보고 이쪽으로 넘어오기도 하고 그 반대로 벽초지수목원을 구경한 후 마장호수 흔들다리 쪽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인근 생태집, 순대집, 커피집, 낙지집 등을 중심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발랑리로 가기 위해 방축 4거리 우측에 있는 벽초지수목원 쪽으로 향했다. 벽초지수목원을 지나 양주 쪽이 발랑리다. 발랑리는 흔들다리와 거리가 멀어 흔들다리 효과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인근 슈퍼에서 만난 주민은 흔들다리 왔다가 이곳까지 오는 손님은 없다며 인근에 있는 발랑저수지에도 흔들다리를 놓으면 좋겠다고 했다. 씁쓸했다.  

마장리 토종순대국

마장리 토종순대국

마장리 통밀빵

마장리 통밀빵


이번에는 온기를 찾아 마장리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마장리는 영장리와 흔들다리가 있는 기산리로 가는 길목이다. 마장리 끝나는 곳에서부터 온기가 느껴졌다. 흔들다리로 가는 도로변 통밀빵집과 길 건너 토종순대국에 들렀다.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묻자 민감한 질문인데도 별 부담없이 응답했다. 통밀빵집은 20% 정도 매출 상승이 있단다. 길 건너 토종순대국집은 넓은 주차장을 새로 만들었다. 마장호수 덕분에 평일 대비 2배 가량 매출이 상승했단다. 마장리에서 온기를 확인하고 기뻤다. 기대에 차서 영장리로 향했다.

영장리

영장리


목우촌 주차장

목우촌 주차장

영장리 입구에서부터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급히 묵은 밭을 갈아엎어 주차장을 만들고 새로 건물을 신축하거나 기존건물을 음식점으로 리모델링 해서 점포로 임대한다는 프랑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그중 목우촌이 인상적이었다. 비포장이지만 주차장을 아주 크게 만들어 놓았다. 북새통에는 이곳으로 손님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부터는 흔들다리까지는 결국 주차장이 누가 넓으냐? 메뉴가 무엇이냐는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목우촌 건너 전주가든도 나름대로 주차장을 비워 놓았다. 영장리 목우촌부터는 출렁다리 경제특수라는 불씨가 볏단에 옮겨 붙어 불이 타오르고 있는 형국이랄까. 길가에 내걸린 간판들을 훑어보았다. 호수면옥, 길손, 목우촌, 전주가든, 나주곰탕, 가송 그리고 호텔 리멤버, 우연심 펜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경제 특수를 누릴 것이다.

기산리 가야

기산리 가야

기산리 전라도 밥상

기산리 전라도 밥상



기산리 편의점

기산리 편의점


출렁다리 국수

출렁다리 국수

다음은 최종목적지인 기산리였다. 기산리는 흔들다리가 있는 다리 바로 아래 지역이다. 당연히 손님이 제일 많이 몰린다. 인터뷰에 응한 옛날밥집을 비롯해 민물, 천하장사, 산내들, 호남가든, 출렁다리국수, 전라도밥상, 황금장어, 가야와 같은 음식점과 마장호수Cafe, Emart24, Alice oven, W호텔... 주말에는 손님들이 차고 넘쳐서 더 받을 수 없을 지경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흔들다리를 취재한다고 하자 이구동성으로 양주 쪽으로 손님이 다 넘어간다며 파주 방향으로 대형 주차장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다음에는 사람들을 주차장에서 하차시켜 걸어가게 하거나 흔들다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 파주 관내로 손님이 되돌아오게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도를 보니 마장호수는 파주의 맨 끝에 있었다. 파주보다 너무 양주 쪽에 위치해 있었다. 현지인들은 말할 때마다 ‘파주 기산리’와 ‘양주 기산리’ 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듣고 있자니 혼란스러웠다. 마장호수가 끝나는 부분이 양주의 시작이다. 넘어갈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위치... 양주 쪽으로 넘어가면 많은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다. 과거부터 양주 쪽은 유흥지로 유명하다. 기산저수지, 송추, 장흥유원지... 광탄에 비할 바가 아니다. 파주는 정작 흔들다리를 만들었지만 엄청난 혜택을 누릴 준비가 부족했다. 지금부터라도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보완책의 핵심은 민관합동작전이다. 파주 쪽으로 대형 주차장을 마련하는 한편 건물 신증축 요청에 적절히 대응해주어야 하고 지역주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기존처럼 안일하게 유원지 장사하던 인식을 벗어야 한다. 장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각종 매운탕, 보신탕, 백숙과 같은 무거운 메뉴에서 가족 단위 손님들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판을 내놓아야 한다. SNS를 통해 가게 홍보도 해야 한다.

가게 상호를 ‘출렁다리 국수, 마장호수 Cafe, 호수면옥...’등 마장호수 흔들다리에서 차용하는 것에서 흔들다리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취재 당일에는 비가 왔다. 간간히 비가 흩날리는 와중에도 대형버스가 흔들다리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죽비 하나가 세게 머리통을 내리친다. 파주가 과거 낙후했던 까닭은 자원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책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깨달음. 가까운 조선 500년 역사만 보더라도 파주에는 많은 자산과 컨텐츠들이 있었다. 그동안 파주를 일으켜 세울 자산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분단 등 특수성으로 인해 좋은 정책을 펼치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는 시대도 변하고 여건도 많이 나아졌다. 더욱이 트럼프와의 회담을 앞두고 있어 파주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지역이 됐다. 파주는 지금 국내나 전 세계적으로 좋은 정책으로 보답해야 하는 사명의 때를 맞은 셈이다.


* 인터뷰이(interviewee) - 옛날밥집 이기철(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502-15)


취재 :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8-5-8 조회수 :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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