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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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정자
- 율곡 이이가 시와 학문을 논한 화석정을 찾아

설 연휴를 앞둔 주말 임진강을 바라보며 파평면 임진나루 근처에 홀연히 서 있는 화석정(花石亭,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을 다녀왔다. 방문객을 맞이하듯 하늘에서 흰 눈이 흩날린다. 화석정은 조선 중기의 경세가이자 대학자인 율곡 이이(1536~1584)와 관련이 깊다.

 

화석정

이이는 관직에 있을 때에도 종종 화석정을 찾았고 관직을 물러난 후에는 여생을 제자들과 함께 보내면서 시와 학문을 논했다고 한다. 그의 학문에 반한 중국의 칙사(勅使) 황홍헌(黃洪憲)이 찾아와 시를 읊고 자연을 즐겼다는 설도 있다. 이밖에도 서기정, 권남, 정철, 송시열 등 많은 문인들이 여기서 시조를 읊었다고 전해진다.

 

화석정 전경
화석정에서 바라본 임진강

화석정은 세종 25년(1443)에 그의 5대조인 이명신이 정자를 건립하고 성종 9년(1478)에 증조부 이의석이 중수하고, 이숙함이 ‘화석정’이라 이름을 붙였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터만 남아 있다가 현종 14년(1673)에 후손들이 복원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다. 1966년 파주 유림들이 뜻을 모아 복원한 것으로 팔작지붕 겹처마의 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보호수(경기 파주-22)로 지정된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
팔세부시(八歲賦詩)비

정자 양쪽에는 1982년 10월에 보호수(경기 파주-22)로 지정된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고, 정자 뒤쪽에는 같은 해에 보호수(경기 파주-23)로 지정된 수령 270년 된 향나무가 서 있다. 이들이 말없이 이이의 마음과 나라사랑의 뜻을 품고 있는 정자를 지켜주고 있는 듯 하다.

 

팔작지붕 겹처마
화석정 비

정자 왼쪽 뜰에는 그가 8세 때 화석정에 올라 지은 시, 팔세부시(八歲賦詩)비가 있다.

林亭秋已晩 숲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어드니

騷客意無窮 시인의 시상(詩想)이 끝이 없구나

遠水連天碧 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서리 맞은 단풍은 햇빛을 향해 붉구나

 

山吐孤輪月 산위에 둥근 달이 떠오르고

江含萬里風 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 변방의 기러기는 어느 곳으로 날아 가는고

聲斷暮雲中 울고 가는 소리 저녁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화석정은 임진왜란 때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때 도움을 준 곳이기도 하다. 이이는 평소에 제자들에게 화석정 기둥을 들기름이 가득 묻은 헝겊으로 닦으라 했다. 임종 때에는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열어보라.”며 봉투를 남겼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8년 뒤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선조는 의주로 피난길을 떠난다. 4월 그믐밤 임진강을 건너야 하는데 어둠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선조 곁을 지키던 이항복이 이이가 남긴 봉투를 열었다. 거기에는 “화석정에 불을 지르라.”고 씌어 있었다. 화석정에 불을 붙이자 들기름을 가득 머금은 기둥은 마치 솔나무가 타듯 활활 타올랐다. 그 불빛은 임진강을 훤히 비춰주어 선조와 그 일행이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추운 날씨임에도 가족들과 함께 화석정을 찾은 신호승(내포1리·53)씨는 “전망이 좋아 종종 온다”며 자랑스레 말한다. 그가 말했듯이 화석정에서는 임진강이 한 눈에 펼쳐지고 멀리 개성의 산도 보인다. 강물은 임진나루를 거쳐 말없이 역사를 안고 유유히 흘러가 통일전망대 앞에서 한강과 만나 서해바다에 안긴다.

 

           

화석정 부대시설로는 주차장과 관리사무소 겸 매점이 있다. 어르신 한 분이 손난로를 쬐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은 한 봉사단체에서 청소를 하며 관리한다고 한다.

 

최근에 화석정 근처에 이이가 생전에 살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집터를 찾았다고 한다. 이이의 후손들로 여겨지는 이씨들이 산다는 마을로 내려갔다. 추운 날씨로 문이 닫힌 몇 집을 찾아가 집터를 물었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하다.

 

복원된 화석정
           

날씨가 풀리면 이이가 살았던 집터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져 그의 집이 복원되길 기대해 본다. 그 곳에서 선생의 온기를 느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시심과 학문, 나라사랑의 마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라본다.

 

           

화석정

파평면 율곡리 산 100-1

 

 

취재 : 최순자 시민기자

작성일 : 2018-2-13조회수 :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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