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2일 (일)
파주의 맛
<파주의 맛집 ⑤> 진짜 시골 매운탕 -강정매운탕-
18세에 시집온 할머니, 물어물어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해

낙엽도 후두두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매운탕!
오늘은 갑자기 잡힌 점심 약속에 적성으로 나섰다. 파주시에 살면서도 적성에 가본 일은 손에 꼽는데 옛날에 비해 적성가는 길이 훤하게 뚫려있어 시원하게 차를 내달릴 수 있었다.

가을 끝무렵에 노랗게 물든 단풍에 기분까지 설렌다. 맛있는 매운탕을 사주신다는 말에 두근두근하는 마음~ 통일로를 타고가다 문산사거리에서 37번도로를 타고 적성으로 직진한다. 전곡과 백학으로 나뉘는 길에서 백학쪽으로 직진하다가 가월리 마을 앞에서 주월리로 우회전하면 적성의 마을안길이 나온다. 마을 초입에 강정매운탕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마을 안길은 여느 시골마을처럼 텃밭과 인삼밭, 정겨운 시골집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었다. 날씨도 비올 것 같은 흐린 날씨에 다소 차가우면서 맑고 시원한 공기~ 같은 파주인데도 이렇게 공기가 다를 수가 있을까. 주황색 지붕의 옛날 시골집이 강정매운탕집이다.

간판이 원래 있었다는데 적성면에서 간판정비사업을 하면서 간판을 떼냈다고 한다. 간판을 떼낸다는데 처음엔 반대하시던 주인집 할머님도 면직원의 “간판을 떼도 워낙 맛집이라 알아서 찾아오니 손님 걱정은 하지말라”는 말에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한다.

대문에 들어서니 시골집 마당에 떡하니 10년을 훌쩍 넘었을 포도나무와 갓 잡은 여러 종류의 민물고기들이 수조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님 두 분을 뵈니 매운탕집이 아니라 마치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푸근한 느낌이었다. 시골집 방을 개조해서 가정집 및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어 좌석은 많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더 고즈넉한 분위기다.

마당 한 켠엔 올해 농사지은 농산물들이 조촐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쥐눈이 약콩서부터 꿀, 고추장, 된장까지 직접 키운 농산물을 포장해서 파시기도 한단다. 적성에서 인삼밭도 하실만큼 대농이라고 하시는 걸 보면 농산물의 품질도 왠지 믿음이 간다.

드디어 자리를 잡고 앉으니 할머님이 반찬을 내다 주신다. 반찬은 주로 김치종류가 많은데 갓김치, 동치미, 무채, 알타리무 등등 밥만 있으면 매운탕 없이도 밥 두 그릇은 족히 해치울 만큼 맛있는 시골 반찬들이었다. 매운탕이 조금 뒤에 나왔는데 그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넉넉한 할머니 인심이 느껴졌다.

매운탕이 보글보글 끓자 임진강에서 잡은 민물잡고기들과 쏘가리와 임진강참게가 어우러져 진한 국물맛이 우러나왔다. 민물고기 매운탕이 비려서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하고 진한 맛이었다. 고기가 너무 연하고 야들야들해서 정말 맛이 좋았다.

이 집은 주변 임진강에서 잡아온 민물고기로 15년 동안 매운탕만 전문으로 끓여 내놓는 집이다. 음식점을 번듯하게 차려놓은 곳도 아니고 18세에 시집온 할머니가 지금까지 살던 집에서 물어물어 찾아오는 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사람들이 찾아온 것이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한다. 이 집을 맛집으로 소개하는 것이 나만 알아온 소중한 곳을 들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조리장인 지일순(72세) 할머님이 민물매운탕집을 하게 된 것은 위암에 걸렸던 남편이 농사는 짓지 못하고 물고기를 잡으며 소일한 데서 연유한다. 평소 음식솜씨가 뛰어났던 지일순 할머님은 잡아온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냈고 그 맛을 본 사람들이 한사람씩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강에서 막 잡아올린 고기로 매운탕을 끓이시는데 끓일수록 묘한 진미가 더해지는 특별한 맛을 내는 매운탕이다.

냄비안에 작은 민물고기들에서 부스러져 나온 살점들과 조금 남은 매운탕 국물이 그득했는데 같이 간 동료들 모두 “아~ 이게 진국인데~~ 어죽 끓여먹음 딱이겠다~”라고 했으나 배는 이미 더 이상 공간이 없었다.

한 냄비 가득했던 매운탕을 먹고 나서 배를 두드리고 있는데 홍삼 다린 것을 몇 봉지 내다주신다. 직접 넓은 인삼밭을 가꾸시면서 홍삼도 직접 다려서 파신다고 한다. 알싸하면서도 입안이 개운해지는 홍삼액을 먹고 부른 배만큼 마음도 넉넉하고 푸근해져 돌아왔다.

이 가을이 다가기 전에 경기5악이라는 감악산에 올라 단풍구경도 하고 나들이를 나선 지인들과 점심에 매운탕을 먹는다면 아마 무릉도원의 신선들이 부럽지 않을 듯 싶다.

◆ 맛집 정보 ◆
   - 강정매운탕 I 031-959-4387, 010-8955-4387
   - 주 소 I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 154-3
   - 가는길 I 구파발-37번도로 타고 적성-백학쪽 349번 지방도로-가월리에서 주월리 마을 안쪽에 위치

   - 메 뉴 I 자연산 장어구이, 메기, 쏘가리, 잡고기매운탕  
   - 영업시간 I 오전11시~ 손님오는대로, 카드가능, 예약가능, 주차가능


○ 기 고 : 이선주 / 파주시 교하읍 야당리 거주

작성일 : 2009-12-8 조회수 : 7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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