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3일 (월)
역사와 전통
君君 臣臣 父父 子子
파주의 유림
君君 臣臣 父父 子子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유림(儒林)이란 유도(儒道)를 닦는 학자들, 또는 그들의 사회, 사림(士林)을 말한다. 여기서 유도는 유가(儒家)의 도(道)로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이다. 이것을 통칭해 우리는 유교라 한다. 유교는 여러 가지를 의미하고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충과 효가 중시되지만 일본에서는 주군(主君)과 가장(家長)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중시하여 인(仁)과 의(義)가 강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보다 종합적으로 풀이되면서 공자의 가르침, 즉 사람과 사람사이에 거리를 잡는 인(仁)과 사회나 남을 향한 의(義)가 충효보다 더 깊숙이 파고 들었다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라는 책이 나와 전국의 유림을 들끓게 하였다. 지나친 ‘주검숭배’라는 비판의 소리였지만 현대가 인의(仁義)의 파괴과정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적지 않았다. 현대는 부모와 자식의 사이, 어른과 아이의 사이, 스승과 제자의 사이가 처절할 정도로 무너져 전통적 가치관이 살아나야 한다는 소리가 만만치 않다.
파주는 전통적으로 유교문화의 산실이 되어 온 지역이다. 유교가 국가이념이던 조선시대에 파주는 공맹(孔孟)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는 많은 유학자들이 배출되었으며 이는 파주지역에 독자적인 학풍인 파산학(坡山學)을 태동시키기도 했다. 파산학파로 휴암 백인걸 선생을 비롯해 청송 성수침, 우계 성혼, 율곡 이이, 구봉 송익필 등 당시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파주를 근거지로 활발한 학문 활동을 펼쳤다.
따라서 파주에는 유교문화의 꽃이라 할 향교와 서원, 사우(祠宇) 등이 잇따라 건립되었으며 현재까지도 파주향교, 교하향교, 적성향교 등 3개 향교, 파산서원, 자운서원, 용주서원 등 3개 서원, 그리고 성사영묘, 방촌영당, 월계단, 동현단, 경현단 등 많은 사우가 유지 보존되고 있다. 이들 유교 유적들은 지금까지도 선현배향의 기능을 존속시켜 오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파주의 유림들이 있다.
향교에서는 매년 봄·가을로 석전제를 봉행하고 있으며 각 서원과 사우에서도 매년 정해진 날에 선현들에 대한 제향을 어김없이 지내오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각 향교 및 서원, 사우 제향일에는 깔끔한 옷차림과 정성스런 마음가짐으로 많게는 2백여 명에 이르는 관내 유림들이 참석한다. 70~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유교의 전통을 잇고 있는 파주지역 유림들은 타 지역보다도 그 결속력이 강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 시대에 있어 ‘주검숭배’는 지나친 허례허식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구태라는 것이다. 특히 공자를 비롯한 중국의 성현들을 배향하는 향교야말로 사대주의 사상을 계승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비난의 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런 비판의 목소리에도 굴하지 않은 유림의 정신은 무엇일까?
최근에 발간된 장편소설 은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계승되고 있는 유림의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에서 보기드문 청렴하고 청빈하며 나라에 충성하는 꼿꼿한 자존심으로 무장하였던 선비사상을 낳은 국가이념인 유교가 부패한 관리들과 국민보다는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어두운 지도자들에 의해서 혼돈과 혼란에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도덕으로 얼룩진 사회를 구원할 정신은 바로 유교에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유림들은 공자가 말한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작은 실천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파주는 전통 문향의 고장이다. 또한 전통 문향을 계승한 문화의 도시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그 저변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선현들이 파주를 근거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유교적 가르침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그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오늘도 파주의 유림들은 소리 없는 실천을 하고 있다.

글 / 이윤희(파주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전문위원)
작성일 : 2006-12-14 조회수 : 9833
  • 목록으로
  • 프린트
  • 트위터
  • 페이스북

컨텐츠 만족도 조사

홈페이지내의 서비스향상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