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4일 (화)
역사와 전통
황사영 백서 사본을 소장한 법원리 성당

조선말 조정은 천주교를 사학(邪學)이라 단정했다. 이러한 상황을 알려 주는 사건이 1801년(순조1)의 황사영(黃嗣永)의 백서(帛書)사건이다. 황사영은 정약용의 형 약현의 사위로서 중국인 신부 주문모로부터 알렉산더라는 이름의 영세를 받은 신앙심 깊은 신자였다. 경상도 창원 사람으로 17세에 진사 급제할 정도로 영특했다. 그는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충청도 제천 배론의 한 옹기장이 토굴에 숨어서 지냈다.

그는 이때 조선조정의 천주교 핍박을 북경에 있던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비밀편지를 쓰게 된다. 폭 62㎠, 길이 38㎠의 흰 비단에 붓으로 122행 13,311자에 달하는 장문의 글이다. 비단에 썼다고 해서 백서(帛書)다. 하지만 그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은신처에서 체포되었고 압수된 백서가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황사영 백서에 대한 안내문

[황사영 백서에 대한 안내문]

황사영 백서 사본

[황사영 백서 사본]

김인수 교수가 쓴 ‘한국교회의 역사’에 자세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편지의 내용 중에는 “조선은 200년 이래 평화가 계속되어 백성은 전쟁을 모르니 군함 수백 척과 강한 병사 5,6만으로 대포, 군수물자를 싣고 와서 선교의 승인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과 서양 선교대를 조직하여 와서 선교사의 포교를 쉽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더 문제가 된 글은 “... 비록 이 나라는 전멸한들 성교(聖敎)의 겉모양에 해로울 것이 없고...”라고 쓴 부분이었다. ‘이 나라가 전멸한들’ 이라고 쓴 대목은 당시로서는 아무래도 용납할 수 없는 반역의 글이었다.

이 사건으로 황사영은 대역모반의 죄를 쓰고 능지처참에 처해졌고 가산은 몰수당했을 뿐만 아니라 그 모친은 거제도에, 처는 제주도에, 자녀들은 추자도에 유배되어 그의 혈족 모두가 연좌 처벌을 받았다. 그해에 박해를 받아 순교한 교도가 300명을 넘었다. 백서는 의금부에 보관되어 있다가 1894년에 서울 교구 주교였던 뮤텔(G.C.Mutel)이 입수했다가 1925년 7월 로마로 가져갔다.

법원리 성당 2층 대성전 입구에 걸려 있는 황사영 백서 사본

[법원리 성당 2층 대성전 입구에 걸려 있는 황사영 백서 사본]

황사영 백서의 사본은 현재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성당 2층 대성전 입구 왼쪽 벽면에 걸려있다. 법원리 성당은 1958년 1월에 의정부교구 소속의 법원리 공소였다가 1963년 7월에 성당으로 승격되었다. 2013년 11월에 대성전과 부설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오늘에 이른다. 1층 정문으로 들어가면 소성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우측편에 유명을 달리하신 영혼을 기억하는 명판이 붙어있다. 故 김수환 추기경의 명판이 맨 위에 보인다. 이외에도 법원리 성당은 2009년 말 KBS 수목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당시의 촬영장소는 2층 대성전이었다.

추모명판

[추모명판]

백서는 그동안 교황청 지하 고문서 보관서에 소장되었다가 현재는 로마교황청 민속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충효의 유교를 근간으로 하던 당시의 사회상으로 볼 때 천주교 신도들의 신앙행위는 임금도 부모도 인정하지 않는 무군무부(無君無父)의 처사로 비쳤을 것이다. 서양 속담에 “성경을 읽기 위해 양초를 도둑질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종교의 자유와 선교를 위해 외국군대의 힘을 빌리려 했다는 것은 지금 와서도 옳지 않은 방법이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이 때의 일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깝다. 좋은 목적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도 선하고 도덕적이어야 함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황사영 백서는 우리들 삶과 무관하지 않다. 황사영 백서를 보러 바티칸으로 갈 것이 아니라 법원리 성당을 가 보면 좋을 것이다.

법원리 성당

[법원리 성당]

대성전

[대성전]

[법원리 성당]
○ 주소: 파주시 법원읍 사임당로 872-2(법원리 434)
○ 대표전화: 031)958-0811

취재: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9-5-21 조회수 :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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