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6일 (일)
역사와 전통
감악산의 숨겨진 자락 퇴골
- 초록초록 연둣빛이 들썩이는 야생화 이야기

연둣빛이 산천을 물들이고, 산 벚꽃이 피어서 바람에 꽃잎을 날리는 날! 마지리 행복마을을 지나 퇴골에 들었다. 퇴골은 감악산 서쪽 망월봉 자락이 병풍같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퇴골 입구

[퇴골 입구]

산 괴불주머니

[산 괴불주머니]

산 앵두나무 꽃

[산 앵두나무 꽃]

초입에 비 하나가 발걸음을 맞아 모습을 보여준다. 고려 목종대왕 공릉 유지비로, 퇴골에 세워진 것은 고려 제7대왕 목종이 강조가 보낸 군사들에 의해 퇴골에서 시해를 당하고, 죽은 후 목종 사당에 합사되었다고 한다. 목종의 능은 공릉이며 현재는 위치를 알 수 없으나, 개성의 동쪽이라고 추측한다. 죽임을 당하고 화장하여 처음 묻혔던 장소가 퇴골이라 그 기록을 알리고자 유지비 설립이 추진되었다. 또한, 목종은 고려사에 동성애자로 알려져, 삶을 사는 동안에도 세간의 눈총과 시빗거리를 달고 살았다. 마무리할 때도 군사들에 의해 살해되어, 인생이 온통 시대의 잘못된 만남을 겪었던 왕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 목종대왕 공릉 유지비

[고려 목종대왕 공릉 유지비]

1990년 유지비가 세워질 때, 부지 330㎡를 연안이씨 장령공파 종중에서 희사하여 건립하게 되었다. 또한 공릉 유적비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 추진위원장은 경기도지사 이재창, 부위원장은 대한노인회파주지회장 이규환, 공동 부위원장에 전 국방장관 유재흥, 위원으로는 민주자유당파주군지구당위원장 국회의원 최무룡, 25사단장육군소장 류효일, 파주군수 홍종대 등 17분이 위원회를 구성하여 건립되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공릉설립추진비

[공릉설립추진비]

가묘가 고려목종대왕유지비로 만들어지고, 바로 옆에 건립위원회 비가 세워졌으며, 산사태와 폭우에 대비해서 사방댐을 설치하는 등 슬픈 고려사에 역사적 가치에 비중을 크게 두고 슬픈 왕으로 마감한 그 삶이 애처롭다.

목종대왕 공릉 유지비를 지나면서 계곡의 물들이 흘러내려온 가장자리에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계곡이 깊으니, 햇빛을 받는 시간이 짧고, 산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음지에서 잘 자라는 야생화 군락이 많다.

제비꽃

[제비꽃]

고깔 제비꽃

[고깔 제비꽃]

야생화는 계절마다 다양하게 피는데, 이른 봄부터 피기 시작하는 소중한 야생화들이 바위틈에, 산자락에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 퇴골은 세상과 분리된 연둣빛이 가득한 야생화들의 세상이다.

초록초록 연둣빛

[초록초록 연둣빛]

보라색 제비꽃이 지천이요. 잎이 고깔 닮은 고깔 제비꽃이 여기저기서 고깔을 보여준다. 처녀치마가 꽃이 지고 치마를 녹색으로 갈아입으며 치맛자락이 튼튼해지고, 길이가 길어지고 있다. 옆에서 고비가 솜털을 휘 감고 새순을 올린다.

처녀치마

[처녀치마]

고비

[고비]

계곡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연둣빛 나뭇잎의 싱그러움이 아름답다. 다양한 야생화 군락에 걸음을 걸어가며 감탄사가 연신 나온다. 곰취 닮은 멸가치가 연둣빛 잎을 하트모양으로 넓게 키워 길을 덮고, 천남성이 꽃잎 아래 꽃봉우리를 코브라처럼 쑥 올렸다. 바위틈에도 나무 그루터기에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애기나리

[애기나리]

멸가치

[멸가치]

하트모양의 잎을 옆으로 쓸어 보면 흙속에 보라색 왕관을 겨우 땅 위에 내어놓고 있는 족두리풀이 예쁘다. 바위틈새에서도 초록색 잎을 올리고, 이끼틈새로도 잎을 올렸다. 뿌리에 족두리를 달고 꽃이 피어, 꽃잎에 뒤척임을 안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귀한 꽃이다.

꽃이 핀 족두리풀

[꽃이 핀 족두리풀]

족두리풀

[족두리풀]

복수초가 지고 이어서 핀다고 이름을 얻는 연복초도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웠다. 연둣빛 나뭇잎이 나오는 계절이라 연두빛 잎들이 꽃처럼 예쁘게 핀다.

연복초

[연복초]

나무부리에 개별꽃

[나무부리에 개별꽃]

윤판나물이 노란색 꽃잎을 내어놓는 모습을 보고, 참판댁이 수건을 머리에 쓰고 일을 하러 나온 것 같다며, 오늘 윤 판서댁을 만났다고, 바쁜지 총총 걸음으로 바삐 지나간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윤판나물

[윤판나물]

미나리냉이

[미나리냉이]

사랑초를 닮은 큰 괭이밥은 해가 한 낮이 되니, 활짝 피고 있던 하트모양의 세 잎을 우산처럼 접는다. 사람이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듯이, 태양의 빛을 알아듣고 잎을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다. 큰 괭이밥과 반대로 해가 뜨니 꽃잎을 모으고 있던 피나물이 꽃잎을 활짝 열기 시작한다. 노란색 꽃잎이 연둣빛 잎 사이에서 노랑나비가 연둣빛 잎 위에 앉았다 날아가는 것처럼 나풀거린다. 그 모양을 보고 노랑 매미꽃이라고도 부른다. 피나물도 음지식물로 습기가 많은 퇴골의 계곡을 따라 군락을 이루며 많이도 피었다. 마음이 연둣빛 나뭇잎과 야생화들에게서 봄을 잘 만난 만족감에 들썩인다.

퇴골 약수터의 파릇파릇 연둣빛

[퇴골 약수터의 파릇파릇 연둣빛]

피나물 꽃

[피나물 꽃]

나무그루터기 중앙에 핀 피나물 꽃

[나무그루터기 중앙에 핀 피나물 꽃]

큰 괭이밥(아침)

[큰 괭이밥(아침)]

나무 사이에 핀 야생화

[나무 사이에 핀 야생화]

햇살을 받으면 잎을 내리는 큰 괭이밥

[햇살을 받으면 잎을 내리는 큰 괭이밥]

골이 깊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고, 계곡의 경사면이 가팔라서 적을 만났을 때 피할 수 없는 슬픈 이야기가 함께 묻어있는 곳 퇴골이, 그 세월을 견디며 지켜낸, 귀한 야생화의 모습을 간직하게 해 주었다. 숨어 있는 파주의 야생화 명소로 가꾸고 지키며,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숙제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가득 들어찬다.

개감수

[개감수]

천남성

[천남성]

계곡을 따라 핀 야생화들

[계곡을 따라 핀 야생화들]

* 기사작성을 위해 2019. 4.28.에 방문하였으나, 기사면이 부족하여 2019.5.8.에 발간됨을 알려드립니다. 현재는 피나물은 꽃이 지고, 미나리냉이 등의 야생화가 피고 녹색이 진해지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계곡물이 있고 해 드는 시간보다 그림자의 시간이 길어 도룡용, 도마뱀, 뱀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찾아가는 곳: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마지리(툇골) 행복마을 뒷산

홍보담당관실 뉴미디어팀 031)940-4207

작성일 : 2019-5-7 조회수 : 218
  • 목록으로
  • 프린트
  • 트위터
  • 페이스북

컨텐츠 만족도 조사

홈페이지내의 서비스향상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