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9일 (토)
역사와 전통
가족과 함께 떠나는 테마파주여행
- 10월 불교유적 순례

향토유적답사의 묘미는 문화재를 직접 찾아가서 살펴보되, 거기에 얽힌 역사나 전설을 통하여 내 고장을 폭넓게 이해하고, 보다 나은 내일의 삶을 설계하는 지혜를 얻는 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역사나 전설에 얽힌 장소나 증거물을 찾아보기도 한다.

파주문화원 해설사회 김순자 회장은 요점만 꼭 집어서 주요 관심사를 해설하는 것이 매력이다.

“세계 각국의 문화재 대부분이 그 나라의 전통 종교시설인 것처럼, 우리나라 문화재도 불교유적이 많습니다. 오늘은 파주의 전통사찰 용암사, 보광사, 검단사와 혜음원지까지 4곳을 찾아갑니다. 가장 먼저 둘러볼 혜음원지는 고려시대 공용숙박시설인 혜음원과 왕이 순행 중에 머물던 별궁, 그곳을 관리하던 사찰인 혜음원사가 있던 터로 최근에 발굴되었습니다.”

혜음원지

 혜음원사
 혜음원사가 있던 터로 최근에 발굴

고려 예종이 ‘초목이 울창하고 호랑이와 도적들이 들끓어 행인 보호와 편의 제공을 위해’ 혜음령 고개 아래에 공용 숙박시설인 혜음원을 짓게 했으며, ‘그 후 깊은 숲속이 깨끗한 집이 되었고, 무섭던 길이 평탄한 길이 되었다’고 「동문선」과 「혜음사 신창기」 등에 전해온다.

“혜음령은 고양과 파주의 경계에 있어 남과 북의 물자가 오가던 중요한 길목으로 「장길산」이나 「임꺽정」 같은 소설에도 등장했던 곳입니다. 1998년의 폭우에 ‘혜음원’이란 글자가 새겨진 암막새가 드러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여러 번의 발굴 조사 끝에 2005년 파주혜음원지(사적 제46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혜음원지는 남한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려 전기 건축양식이 잘 보존돼있고, 10차 발굴이 완료된 현재까지 일반인이 머물던 객사에서부터 왕이 머물던 별원까지 총 11단의 건물터와 연못이 확인되었으며, 금동여래상과 명문기와 등 유물도 많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광탄면 용미리 장지산 기슭의 용암사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광탄면 용미리 장지산 기슭의 용암사 뒤편에 있다. 천연암벽을 깎아서 두 불상을 나란히 세우고, 머리와 갓을 따로 만들어 얹었다. 신체의 비율과 조화가 딱 들어맞지 않아서 되레 토속적인 맛이 느껴진다. 왼쪽의 마애불은 키가 더 크고 둥근 갓을 썼다. 왼손을 어깨 높이로, 오른손은 가슴 높이로 들어 연꽃 줄기를 잡고 있다. 오른쪽 불상은 키가 조금 작지만, 얼굴이 더 크고 네모난 갓을 썼다. 바위의 생김새 때문에 몸은 약간 틀렸지만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두 불상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고려 선종이 자식이 없어 원신궁주를 맞이했는데, 역시 후사가 없었다고 해요. 어느 날 궁주의 꿈에 두 도승이 나타나 말하기를, 우리는 장지산 남쪽 기슭에 있는 커다란 두 바위틈에 사는데 지금 매우 배가 고프다고 했답니다. 왕이 이상하게 여겨 바위에 꿈속의 두 도승을 새기게 하고 절을 지었는데, 마침 그해에 왕자 한산후가 탄생했다고 해요.”

마애불로 올라가는 계단 왼쪽에 자그마한 동자상과 칠층석탑이 서 있다.

마애불로 올라가는 계단 왼쪽에 자그마한 동자상과 칠층석탑이 서 있다. 가운데 자리 잡은 유래비의 내용이 흥미롭다.

‘구전에 의하면 고 이승만대통령 모친께서 용암사 쌍미륵 석불에서 득남기도를 하여 이승만대통령이 탄생했다. 1954년에 이승만대통령이 재임 시에 이곳을 방문하여 참배하고 동자상과 칠층석탑을 만들어 미륵불상 어깨에 세웠는데…….’

득남 치성전설은 각처에 널려 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어 믿음을 주는 것일까. 지금도 아이를 낳지 못하는 많은 여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보광사

보광사
됫박처럼 생긴 그 고개 이름이 셋입니다.

“보광사는 숙빈 최씨가 잠들어 있는 소령원의 원찰입니다. 무수리로 궁에 들어가서 내명부 정1품 숙빈까지 되었던 드라마 「동이」 주인공이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씨지요. 한양에서 소령원으로 오자면, 고양과 파주 경계의 됫박고개를 넘어야 했지요. 됫박처럼 생긴 그 고개 이름이 셋입니다. 영조가 어머니 성묫길에 그곳에서 왕위에 오르라는 명을 수령했다고 해서 ‘수령령’이라고도 하고, 영조가 고개를 더 파서 낮추라고 했다고 해서 ‘더파기고개’라고도 한답니다.”

보광사 안에서도 영조의 효심이 돋보이는 게 어실각과 향나무다.

보광사 안에서도 영조의 효심이 돋보이는 게 어실각과 향나무다. 어실각은 숙빈최씨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전각이고, 수령 300년이 넘은 향나무는 영조가 어실각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나무란다. 어쩐지 향나무의 버텨 선 품새에 어실각을 보호하는 듯 힘이 실려 있다.

대웅보전 현판은 영조의 친필이란다. 만세루 처마에 걸린 목어의 빛바랜 색깔이 매우 살갑다. 머리는 용, 꼬리는 물고기다. 한마디로 어변성룡으로, 용이 되어 승천을 하려는 듯하다.

대웅보전 현판은 영조의 친필
만세루 처마에 걸린 목어의 빛바랜 색깔이 매우 살갑다.

검단사

검단사
검단사 법화전에 봉안된 목조관음보살좌상(문화재자료 제144호)

탄현면 성동리 검단산 자락에 있는 절의 안내판에 적혀 있는 ‘검단사’ 해설은 간략하여 읽는 이의 마음이 되레 섭섭하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이 내려다보이는 경승지에 위치한 이름난 옛 절이다. 신라 때 검단조사가 처음으로 세웠다고 전한다. 검단조사의 생존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검단산에 검단사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어 고려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법화전 안에는 19세기 말에 그려진 불화 3점이 있으며, 그중 검단조사상은 이 절의 창건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두산백과에는 847년(신라 문성왕 9) 혜소가 창건하였다고 적혀있다. 신라의 혜소국사 비는 경남 하동군 쌍계사에 있으며, 비문은 최치원이 짓고 썼다는 기록이 있다.

검단사 법화전에 봉안된 목조관음보살좌상(문화재자료 제144호)의 온화한 미소가 참으로 아리송하고 신비롭다.

파주시가 지원하고 파주문화원이 주관하는 ‘테마파주여행’은 2002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4월부터 11월까지 연간 8회에 걸쳐 둘째 주 토요일마다 향토유적답사에 나서는데, 올해 마지막 답사는 11월 10일 민통선 안으로 들어간다. 11월 1일(목) 9시부터 신청을 받고 선착순으로 마감하며, 회비는 1만 원이다.

취재 : 강병석 시민기자

작성일 : 2018-10-23 조회수 :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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