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7일 (토)
많이본 기사
역사와 전통
이색 다리 ‘리비교’ 이야기
6.25때 미군이 만든 유일한 다리

조지 리비(George D. Libbby, 1919~1950)는 미 제24사단 공병대 소속 중사였다. 6.25전쟁 발발 이후 1950년 7월 20일, 대전지구 전투에서 미국군과 북한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리비 중사는 부상병을 모두 차량에 태워 후송하는 철수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작전 중 북한군의 사격을 받아 희생자가 발생하며 더 이상 전진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리비 중사는 철수 중이던 포병 M-5 포차를 정지시키고 부상병들을 옮겨 태운 후 자신은 기관단총으로 도로 주변의 적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그는 포차 운전병을 자신의 몸으로 감싼 후 계속 달리라고 외쳤다.

조지 리비 중사는 포차의 속력을 최대로 달리면서도 길가의 부상병을 보면 모두 포차에 태우고 철수하여 뜨거운 전우애와 용맹함을 보여주었다. 마침내 그는 전신에 수많은 총상을 입고 1950년 7월 20일 전사한다. 자신을 희생하며 동료들을 구해낸 리비 중사는 6.25전쟁 최초로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받는다. 미 제2공병단은 정전 직전인 1953년 파주 장파리 쪽과 임진강 건너 용산리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면서 다리 이름을 그를 기려 ‘리비교’로 명명했다.

미 제2공병단은 정전 직전인 1953년 파주 장파리 쪽과 임진강 건너 용산리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면서 다리 이름을 그를 기려 ‘리비교’로 명명
자신을 희생하며 동료들을 구해낸 리비 중사 추모비

이 다리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남한을 잇는 중요한 통행지점이기도 하다.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38선을 넘어 청와대를 향했다. 훗날 김신조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해 1월 18일 새벽에 리비교 다리 위에 보초 서고 있는 미군들의 동태를 살핀 뒤 밤을 틈타 리비교 다리 아래 결빙구간을 통해 남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리비교는 임진강 상류에 주둔했던 미 2사단이 사용하다가 1973년 철수한 이후에는 주로 군사용 도로와 민통선 내에 농지를 둔 농민들이 이용했다. 얼마 전 교량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통행이 어려운 E등급이 나오자 군은 안전을 염려한 나머지 다리 건설 63년만인 2016년 10월 14일부터 전면 통행을 금지했다. 명분은 군사상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이유와 리비교 아래 전진교와 위쪽의 장남교를 이용해서 비무장지대로 출입하라는 것이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남한을 잇는 중요한 통행지점
2016년 10월 14일부터 전면 통행을 금지

30초면 리비교를 건너 비무장지대내 자신의 농경지에 갈 수 있는 곳을 연로한 농부들이 경운기를 끌고 3시간을 걸려 돌아서 가야하는 불편함과 기름소모 등 경제적인 손실도 컸다.

이처럼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파주시는 여러 경로를 통해 군에 리비교 통행 재개를 요청했다. 그동안 파주시와 25사단은 리비교의 이용 상 편리성과 리비교가 가지는 역사적인 중요성을 감안하여 이 문제를 협의해 왔다.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 경기도와 제3군 사령부와의 민ㆍ군 정책협의회를 통해서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건립된 지 50년 이상 된 시설물을 대상으로 하는 근대문화유산등재를 문화재청에 신청하여 안보관광화 하는 등 여러 방안들이 나올 수 있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리 상판을 교체하여 통행시키는 것인데 상판 교체 비용만 해도 98억 원이 소요되고, 새로운 다리를 만드는 데는 13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군은 작전상의 필요성을 상실한 리비교에 대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판단 하에 국방부는 지난해 말 상징적인 매도 금액인 1만원에 리비교를 파주시에 매각함으로써 이 문제를 매듭지었다.

파주시는 105억 원을 들여 올해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리비교에 대한 보수ㆍ보강을 할 예정이다. 보수보강은 구조적인 안전 뿐 만 아니라 리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색상의 조명공사, 기존 상판을 걷어 낸 후 90m에 이르는 유리바닥을 설치하여 임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조성, 포토전망대, ‘PEACE’, ‘평화’와 같은 글자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을 계획을 하고 있다. 앞으로 리비교는 감악산이나 마장호수 관광자원과 연계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리비교에 대한 보수ㆍ보강을 할 예정                   
앞으로 리비교는 감악산이나 마장호수 관광자원과 연계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                    
다리 아래 임진강으로 내려서자 적벽이 드러나고 출항하지 않고 대기 중인 파평 선단의 고기잡이배 몇 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현재는 이 다리가 폐쇄됨에 따라 다리를 걸어 볼 수 없었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다리 아래 임진강 적벽 쪽으로 내려가서 옆으로 다리를 볼 수 있었다. 다리 아래 임진강으로 내려서자 적벽이 드러나고 출항하지 않고 대기 중인 파평 선단의 고기잡이배 몇 척이 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리비교가 6.25정전 직전인 1953년도 세워져 65년이나 된 만큼 육안으로 보아도 녹이 쓸고 부식이 심했다.

남북 간 화해무드를 타고 남북이 맞닿은 경계까지만이라도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 리비교가 새롭게 단장을 마치는 날에는 장파리 쪽에서 먼 길을 우회하지 않고서도 리비교를 통해 DMZ 지역으로 건너가고 싶다. 하포리에 있는 허준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고 해마루촌을 배회하다가 임진강변에 덕진산성에 올라 초평도를 내려다보고 싶다. 내친김에 차를 몰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까지도 내 달리고 싶다. 그런 다음에는 홀연히 통일대교를 통해 자유로를 타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다.

취재 : 김용원 시민기자

작성일 : 2018-9-10 조회수 : 374
  • 목록으로
  • 프린트
  • 트위터
  • 페이스북

컨텐츠 만족도 조사

홈페이지내의 서비스향상을 위한 시민 여러분들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