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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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따라 200리, 임진강 문화탐사대가 간다!
임진강을 따라 흐르는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끼다.

지난 5월 ‘임진강문화탐사대’가 결의에 찬 발대식을 가졌다.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임진강 문화의 재발견’ 사업으로, 11월까지 임진강의 역사와 생태·문화자원을 재발견하는 탐사활동을 벌인다. 적성면 어유지리~교하동 문발리까지를 총 4구간으로 나눠 진행하며, 임진강의 생태 및 문화지원에 대한 학습을 하게 된다. 총 4회에 걸쳐 한반도 인류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우리 파주와 함께한 공동체 문화로서의 임진강을 보여줄 계획이며, 먼저 제1구간 탐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탐사 1구간 ~ 4구간

[탐사 1구간 ~ 4구간]

적벽은 용암이 지표를 흐르면서 식을 때 수직으로 주상절리되며 아름다운 하천곡을 형성한 것으로 임진강 유역 전 구간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조선시대 문인 호곡 남용익 선생은 임진 8경 중 최고의 절경으로 적벽을 꼽았다.

6월 20일 첫 탐사의 발길을 내딛었다. 탐사1구간, 어유지리 적벽-율포리 적벽-주월리 적벽-장파리 적벽 구간이다. 연일 폭염이더니 바람도 불고 제법 서늘해 탐사를 돕는 날씨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약 40여분을 달리니 밤나무가 많은 포구라는 뜻을 가진 율포리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마을 입구에서 누군가 “고인돌”이라고 외친다. 기우제를 드리는 ‘기우제석’이다. 아랫부분에 빗장처럼 걸어놓은 긴 나무막대가 특이하다. 과거 주변에 살던 여인이 빨래판을 옮겨 오다, 집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 내팽개치고 갔다고 한다. 그 후 기우제를 올렸는데, 당시 사람들은 바위를 괴롭혀야 비가 온다고 믿어, 꽂아 놓은 나무막대를 지렛대 삼아 위아래로 흔들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이런 마을 공동체풍습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기우제석

[기우제석]

위쪽으로는 소원이 영그는 착한집이라는 ‘소원정’ 누각이 있다. 언덕을 오르자 좌측으로 나타나는 임진강. 더 이상 차로 갈 수 없어 내려선다. 너른 평야다. 갓 심은 모가 가득한 논에 옥수수, 무, 콩 등이 푸른 잎을 한껏 드리우고, 백로가 평화로이 하늘을 날고 있다. 농촌풍경 자체가 멋들어진 그림이다. 신석기 시대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삼국시대 토기편이 다수 출토 됐다더니, 과연 선사시대부터 생활하기 좋은 곳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넓게 펼쳐진 무밭

[넓게 펼쳐진 무밭]

10분 남짓 걸어 군 참호시설을 지나 임진강가에 도착했다. 작은 돌에 사구까지, 마치 바닷가에 온 듯하다. 멀리 좌측으로 율포리 적벽이 보인다. 강을 건너면 연천군 학곡리다. 배를 타고 학곡리를 거쳐 적벽 밑을 지나 뱃놀이 하며 노닐고 싶지만 갈 길이 멀다. 단체사진을 찍고 어유지리 적벽구간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율포리 적벽구간으로 진입하는 탐사대원들

[율포리 적벽구간으로 진입하는 탐사대원들]

율포리 적벽

[율포리 적벽]

어유지리는 임진강가 용못에 살았던 이무기를 고기에 비유한 말이란다. 임진강 제1지류 간파천이 나온다. 간파천 주상절리가 퍽 가깝게 보인다. 어유지리 적벽을 찾기 위해 조금 더 올라갔으나 임진강과 멀어지기만 한다. 결국 적벽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하고, 다음 코스를 향해 돌아가야 했다. 훗날을 기약하며 두 눈에 담아온다.

간파천 주상절리

[간파천 주상절리]

다음 코스를 향해 발길을 돌리는 탐사대원들

[다음 코스를 향해 발길을 돌리는 탐사대원들]

한참을 달리다 주변을 보니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 나무사이에 누드베키아 꽃이 만개한 가로수 길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주월리다. 주(舟)월(月)리는 원래 한야리였다. 고려말 공민왕과 우왕이 궁녀들을 거느리고 달밤에 뱃놀이를 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배미, 한야미 라고도 불렸다. 기름진 평야와 맑고 푸른 임진강이 자랑인 마을이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적벽구간으로 가기 위해 임진강변으로 진입하는데 주월리·가월리 구석기 유적지 발굴조사중이라는 팻말이 눈에 띈다. 1988년 서울대 조사단에서 지표조사를 실시하며 시굴조사를 했고, 기원전 4~5만 년경 구석기 시대에 형성된 선사문화 유적지로 밝혀졌다. 주먹도끼, 가로날도끼, 찍개, 긁개, 몸돌 따위 크고 작은 석기가 주류고, 대롱옥, 옥저룡 모양 장신구, 사다리꼴 모양 장신구 등 신석기 및 삼국시대 유물도 함께 출토되고 있다. 경기도 박물관에 주월리 유적으로 별도로 전시되고 있다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앞으로 주월리 적벽이 늘어서 있다. 적성면 주월리와 연천군 백학면 학곡리를 잇는 비룡대교부터 임진강이 곡류하는 지점까지의 구간으로 길이는 약 1.7km 정도다. 이 구간은 비룡교가 지나는 지점을 제외하고 적벽이며, 강의 곡류하는 가운데 지점까지 이어져 있다. 적벽의 하단부는 모래와 자갈로 덮여 있어 강가를 돌아다니기에 용이하다. 마주보고 있는 연천군 노곡리 지역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주월리 적벽

[주월리 적벽]

궁녀들의 교태에 흠뻑 빠져 배를 타고 노닐던 공민왕과 적벽의 아름다운 경치 아래 유유자적하던 소동파의 모습을 그리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식도락의 기쁨을 누릴 시간이다. 장파리에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으로 맛난 두부찌개를 하는 집이 있다. 우리 고장의 맛과 영양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여독을 풀고 마지막 탐사지인 장파리 적벽을 향해 출발한다.

장파리, 긴 언덕이란 뜻의 마을 이름답게 얼마나 긴 적벽이 펼쳐있을까 상상해 본다. 그때 차는 리비교 앞 초소에서 멈춘다.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사전허가를 받아야만 지날 수 있다. 김○○ 중사가 우리를 맞이한다. 보안상 사진촬영을 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한다. 철조망을 열고 리비교를 향해 긴장된 출발을 했다.

우리를 리비교 건립배경이 적힌 비석 앞으로 안내했다. 6.25전쟁 당시 건립된 리비교는 전쟁 당시 미군 2사단 리비중사가 다리의 북단 일부를 폭파해 북측의 남하를 막은 공로로 명명됐다. 기념수로 심은 대추나무와 향나무가 아롱지게 자라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리비중사는 대전지구 전투에서 전사했고, 사후 훈장을 받았다 한다. 잠시 애도 시간을 가진다.

리비교로 올라선다. 발걸음이 사뭇 긴장되고 떨려온다. 한복판에 서니 들어오는 멋진 경치에 일제히 감탄을 내지른다. 관광지화 했으면 좋겠다며 이구동성이다. 현재 노후화돼 통행이 금지된 다리인 만큼 곳곳에 금이 가있는 것이 아쉽다. 저 멀리 적벽구간이 들어온다.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길이 있으나 그곳도 통행이 금지다.

적벽 아래 몇 척의 배가 떠다닌다. 임진강 어부들의 배다. 저 배를 타고 장파리 적벽 구간 따라 노를 저으면 호곡 남용익이 노래한 래소정 임진팔경을 다 둘러 볼 수 있다. 하루빨리 자유롭게 임진강을 건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강물의 반짝임 속에 역사와 문화가 묻어나는 듯하다. 다시 한 번 가슴으로 임진강의 숨결을 느껴본다.

취재 : 이은경 시민기자

작성일 : 2018-08-1 조회수 : 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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