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9일 (토)
소통과 나눔
자운학교에서 펼쳐진 세계 음악 여행!
- 인칸토 예술기획, 클래식 공연 열어

7월의 첫 화요일, 비의 계절답게 연이어 내린 장맛비로 마음 한구석이 휑했다. 그렇다고 늘펀하게 퍼져있을 순 없었다. 특별한 공연에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운정에 소재한 특수학교인 자운학교에서 아주 매혹적인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는 것이다. 문화생활이 힘든 아이들을 위해서 경기도와 파주시가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공연 소식이 이미 전해진 까닭일까.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유독 신난 기색이었다. 사실은 나도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소녀팬처럼 달뜬 마음에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으니 말이다. 할 수 없이 학교 안으로 들어섰다. 그때, 어디선가 작지만 울림 있는 소리가 들렸다. 강당 쪽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강당 문을 열었더니, 바삐 움직이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설마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강당 문을 열었더니, 바삐 움직이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무대 위 음향장비를 설치하고, 대형스크린 위치를 확인하는 듯했다. 한참 장비를 만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성인 남성 키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누군가 있다는 반가운 마음에 연신 눈인사를 건넸다. 도통 말 붙일 타이밍을 찾지 못하다가, 드디어 눈이 마주친 그 순간. 나는 그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자운학교에 찾아온 이들은 인칸토 예술기획.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몇 해 전, 파주 탄현면에 둥지를 틀었단다. 이를 인연으로 지역사회에 재능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쪽에서 나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이히히히~ 에헤~ 소리가 들렸다. 지금까지 목을 아껴왔다는 듯, 쉬지 않고 목소리를 체크하는 것이다. 언뜻 듣기론 새벽부터 준비했다던데...... 1시간짜리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은 상상 이상이었다.

어느덧 시계는 정시를 가리키고, 강당 밖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우르르 들어왔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오랜만에 온 손님이 무척 반가운 눈치였다. “이건 뭐지?” “진짜예요? 가짜예요?” “제 자리는 어디에요?” 쉴 새 없이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백여 명이 넘는 관객이 자리에 앉자 인칸토 예술기획 유상현 대표는 ‘오늘 세계 여행을 떠난다’며 시작을 알렸다. 이날 공연 콘셉트에는 여행을 다니기 힘든 아이들에게 사진과 음악으로나마 다양한 경험을 해주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있다.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처음 떠난 여행지에서부터 아이들의 호응은 클라이맥스로 내달렸다. 인칸토 예술기획이 이탈리아 유학 시절 수도 없이 불렀을 <넬라 판타지아>, <오 솔레 미오> 등을 아이들 앞에서 다시금 부를 땐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예쁜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프라노가 등장하면, 아이들은 마치 동화나라 속 공주님을 본 것처럼 해맑은 표정이 되기도 했다.

인칸토 예술기획                   
지역사회에 재능 기부를 시작                    

피아노와 함께한 오페라 공연뿐 아니라 뉴욕 브로드웨이에 뒤지지 않는 뮤지컬도 등장했다. <오페라의 유령>과 <지킬 앤 하이드>는 몇몇 아이들도 이미 아는 노래인 듯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미국을 쉬지 않고 다녀온 후, 마지막 여행지는 우리나라였다. 향수가 정지용의 시인 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가곡 <향수>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민요 아리랑으로 꾸며졌다. 가장 익숙한 노래를 발견한 아이들은 손을 좌우로 흔들며 끝까지 노래를 따라 불렀다. 아리랑~ 아리랑~ 성악가 네 명의 목소리에 아이들 목소리가 더해져 온 강당에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페라와 뮤지컬을 넘나드는 공연이 끝났지만,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치 준비한 것처럼 여기저기에서 앙코르 요청이 들어왔다. 앙코르곡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서 당황한 것도 잠시 바로 공연이 이어졌다. 앙코르 공연까지 마치고 무대를 나서는 아이들은 연신 “좋았어요”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별다른 수식어가 없어도 전해지는 진심 어린 인사였다.

자운학교 장미선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연을 관람하기 힘든데,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파주시는 앞으로 9월 7일까지 복지시설, 소규모 학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취재 : 유수연 시민기자

작성일 : 2018-7-17 조회수 :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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