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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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빚는 방앗간 소리
-금촌 진미떡집-
   

언제부터 우리민족이 설 떡국을 먹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같은 세시풍속집에서 떡국을 오랜 풍습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꽤나 오래된 것임은 틀림없다. 중국에도 춘절에는 녠가오 같은 떡을 먹는다.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농경사회에선 비슷한 전통들이 만들어졌다. 떡이란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음식인 셈이다.

 

진미 할머니 떡집 전경
           

‘철컹철컹‘

이른 아침부터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건조한 겨울이지만 실내는 수증기로 습하기까지 하다. 이 글만을 읽는다면 흡사 공장 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요즘은 뭐든 기계가 한다. 음식에 정성이 없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듣는다. 그러나 이건 섣부른 소리다. 떡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은 녹녹치 않다. 전날 밤부터 6시간의 쌀 불림이 시작된다. 이른 아침 더 불기 전에 서둘러 제분한다. 물 반죽을 거쳐 한 솥 쪄낸다. 이후 마지막 단계에서만 기계의 힘을 빌린다. 무려 9시간의 대장정이다. 매일 이런 정성이 들어간다.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만든 떡
갓 나온 가래떡
           

갓 나온 가래떡을 한입 물어본다. 따끈하고 쫄깃한 게 조청 같은 것을 찍지 않아도 맛있다. 설기도 둘로 갈라보니 푸석하지 않고 실하다.

‘우리는 쌀도 우리가 직접 농사지은 걸로 써요.’

한쪽 벽에 한가득 쌓인 쌀자루들은 확실히 마트에서 파는 것과 달랐다. 이곳이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었다.

 

떡 제분기
이영주사장님
           

진미떡집의 역사는 1978년도 까지 올라간다. 1대 김경순 할머니께서 시작해서 지금은 아들인 이영주사장님이 2대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만큼 시대의 변천을 고스란히 지켜봐왔다. 설 전이되면 온가족이 먹을 떡국재료를 사러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양손가득 떡국 떡이 들려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핵가족화 되면서 판매되는 양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판매되는 떡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해졌다. 애초에도 설은 송편만 몰리는 추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다양한 떡이 팔렸지만, 요즘에는 제사용 편부터 시작해서 가래떡, 떡국 떡, 인절미, 찹쌀떡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종류의 떡들이 팔린다. 젊은 세대들은 떡을 제수용으로 생각하기보단 맛난 먹거리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떡집이라는 말 자체가 젊은 세대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이 지역 학생들의 인기간식메뉴가 갓 나온 가래떡 한 가닥이다. 가격도 500원으로 다른 먹거리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떡의 이미지도 변하고 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취재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빴다. 온가족이 총출동해서 떡과 씨름중이다. 예전에 비해 양이 줄었다한들 설은 설이다. 아침이라 장볼 시간도 아닌데 계속 손님들이 말을 건넨다. 흡사 동네 사랑방이다.

“사 간 떡으로 제사 잘 지냈다며 선물을 사오는 분도 계시죠. 그럴 땐 장사한다는 느낌보단 친지들을 대한다는 느낌이죠.”

 

송편
금촌 시장의 오래된 떡집
           

대형마트에 밀린 전통시장이 아직도 살아남은 이유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금촌 시장의 오래된 이 떡집에선 멋들어지지만 뭔가 차가운 대형마트보다도 사람냄새가 진하게 난다. 그 향에 취해서 본 필자도 돌아오는 길에 떡을 한 보따리 사올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전통시장의 매력일까? 생각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입으로는 떡이 들어가고 있다.

 

 

취재 : 박수림 시민기자

작성일 : 2018-2-13조회수 :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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