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30일 (월)
소통과 나눔
“분단의 아픔, 평화로 감싸다”
- 임진각 평화누리 -

임진각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7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통상 민간인 통제선이 군사분계선 기준 10km 까지로 설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꽤 가까운 거리다.




- 군사분계선 :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한국전쟁이 중단되면서 형성. 서쪽의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에 이르는 248km
- DMZ(비무장지대) : DeMilitarized Zone의 이니셜로, 군사분계선에서 각각 2km 떨어진 곳을 남방한계선(SLL), 북방한계선(NLL)으로 정함. 군사적 완충지대.
-민간인통제선(민통선, CCZ) : 군 작전 및 군사시설 보호라는 목적으로 설정. 제한적인 영농(허가)만 허용하고 있으며 군사분계선에서 10km이내의 지역.


임진각은 남북대립의 긴장이 흐르는 분단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안보관광지다. 북한 기념관과 각종 기념비 및 통일공원, 경기평화센터, 그리고 아웅산 위령탑과, 망배단, 참전기념비, 자유의 다리 등 곳곳에 전쟁과 분단의 상흔이 배어있다.


갈 수 없는 고향


노인 한 분이 ‘망향의 노래비’ 앞에서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갑자기 우렁차게 흘러나오는 노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십년 세월~~’

1983년 6월, KBS가 주관한 ‘이산가족찾기’의 배경음악이었던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이다. 장장 138일에 걸쳐 생방송되며 온 국민을 울음바다에 빠뜨렸던 이산가족찾기 행사. 10,189명이 가족을 찾았다.

“매 주 와요. 이틀 걸러 올 때도 있어. 고향 생각나면 이렇게 한 번씩 다녀가야해.”
고향이 그리워 일주일이 멀다하고 이곳을 찾는다는 이후철씨(84세. 여의도동). 일곱 살 때 부모님과 서울로 내려왔다 한다. 해방 후 딱 한 번 고향을 방문했을 뿐, 그 후 삼촌이나 고모, 사촌들의 생사를 알 길이 없다.

“누가 남아 있겠어? 삼촌이나 고모는 다 돌아가셨을 거고, 사촌들도 이름조차 생각 안나니. 만약 살아 있다면 돈이라도 부쳐주고 싶지만, 보낼 수만 있다면 말야. 내 고향이 개성 근처 금천인데....... 저기, 바로 저기라오.”
노인의 손이 향하는 곳에 잠시 시선을 준다. 그렇다, 바로 저기다. 여기서 개성까지 22km니 차로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그의 고향이 있다.


“여기 내 이름이 있어요. 서울공고 2학년 때였지. 1950년 겨울, 서울이 수복되고 나서 1사단으로 지원했는데, 그러니까 난 학도병이었어.”
실향과 참전, 두 단어를 품고 살아왔을 60년 세월이 거기 이름 석 자로 각인돼있다.





임진각 구석구석엔 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다. 녹슨 철마. 염원을 담은 깃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녹슬어가는 철로, 그 철로 위의 부질없이 피어난 개망초꽃까지...온 국민이 찾는 안보관광지이고 어느덧 외국관광객들도 단체로 찾는 곳이 되었건만,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도 느껴지는 통증은 어쩔 수 없다.


정전 60년, 끝나지 않은 전쟁


18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마침내 광복을 맞으나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이 갈리는 불운을 맞는다. 남쪽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1948.8.15.), 북쪽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각각 수립된다.(1949.9)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며 국군은 낙동강까지 밀린다. 이어 UN의 참전과 맥아더장군의 지휘로 인천상륙작전을 개시, 같은 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다.





국군과 UN군은 압록강까지 진격해가지만 중공군의 개입으로 (1951.1.4.) 다시 밀리며 지금의 휴전선 근방에서 지리멸렬한 전투를 이어가게 된다.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1951년 6월, 마침내 휴전협상이 시작된다. 그러나 승리의 명분을 찾기 위한 지루한 협상은 2년을 끈다. 세계 역사상 가장 긴 휴전회담이다.

마침내 1953년 7월 27일 최종 협정을 맺게된다. 그러나 이는 ‘종전’이 아닌 ‘정전’협정일 뿐이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전투만 잠시 쉬는 것일 뿐이다. 분단에 고착된 60년 역사는 참으로 참혹한 여정을 갖고 있다.





정전협정 당시 세계는 미국과 (구)소련을 축으로 하는 이데올로기의 대립구도였다. 냉전의 시대, ‘정전’이라는 불안정한 협정 때문에 남과 북은 대치하며 끊임없이 충돌한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 일어난 북한군의 도발이 2,800회나 되었다하니, 비무장지대 주변에선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은 셈이다.


임진각엔 전쟁과 분단의 상흔이


■ 아웅산 위령탑


버마 아웅산 테러 사건은 북한과의 대치상태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다. 1983년 10월 9일 전두환 대통령 일행은 해외순방 중 동남아 첫 방문지로 버마(현 미얀마)를 방문하는데, 버마 일정 중에는 독립운동가 아웅산(현 아웅산수치여사의 부친)의 묘소에 참배하는 행사가 있었다.

애국가가 저들의 폭발 신호였다 한다. 대통령이 오기 전 애국가 연습을 하던 중 폭탄이 터졌고 한국인 수행원 17명과 버마인 4명이 사망했다. ‘버마아웅산순국외교사절위령탑’이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는 이 탑은 당시 희생된 서석준 부총리 등 17명의 순국자를 위한 추모탑이다. (1984. 10.9.건립)





90년대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세계는 탈이념, 탈냉전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분단현실은 오히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1차, 2006), 천안함 침몰사건(2010.3), 연평도 포격사건(2010.11)에 이어 올 봄 전면전의 위기까지, 결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 망배단


해방 후 38선으로 나누어진 후 북한의 압제를 피해 남하한 실향민이 5백만이다. 그 후 전쟁과 분단고착으로 고향을 잃은 이들은 매년 추석이면 고향땅을 그리며 임진각에 와 임시제단을 설치하고 제를 올리곤 했다. 이에 정부가 1985년 망배단을 건립해 망향의 슬픔을 달래고 조국통일의 염원을 기리고 있다. 가운데에 망배탑과 제단, 향로가 있으며 그 뒤로 화강석이 둘러싸고 있다. 7개의 화강석은 이북 5도와 미수복 경기, 강원도를 상징한다.





■ 장단역 증기기관차


한국전쟁 중 피폭, 탈선된 후 반세기 넘게 비무장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을 2004년 현 위치로 옮겨왔다. 1020여 개의 총탄자국과 휘어진 바퀴가 아픈 역사를 증거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 하나가 자꾸 벨을 눌러댄다. 한 번 누를 때마다 우렁차게 울려나오는 기적소리는 금방이라도 화통을 뿜으며 달려갈 듯하다. 철조망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리본들의 소망이 처연하다.





■ 자유의 다리


1953년 한국전쟁포로 12773명의 교환을 위해 가설한 다리이다. 당시 포로들은 차량으로 경의선 철로까지 온 후 걸어서 이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국군포로가 자유를 택해 건너온 것을 기념하여 ‘자유의 다리’라 부른다.





■ 6.25전쟁 참전기념비


한국전쟁 당시 목숨 걸고 싸웠던 파주시 참전용사들, 파주지역을 방어했던 1사단 백선엽장군과 병사들, 해병대 1 전투단 등을 기려 2011년 6월 파주시에서 건립하였다.





■ 새천년의 장


2000년도, 한국전쟁 50주년을 맞아, 분단 반세기의 한을 민족 화합과 세계평화로 승화시키기 위해 건립하였다. 과거를 뜻하는 하단부와 현재와 미래를 뜻하는 상단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5개의 기둥은 50주년을 상징한다.





평화누리엔 평화가 흐른다

평화누리공원은 2005년 세계 평화축전을 계시로 3만평 부지에 조성되었다.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야외공연장 ‘음악의 언덕’과 수상카페 ‘카페안녕’, 3천여 개의 바람개비가 있는 ‘바람의 언덕’이 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임에도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들로 공원이 활기를 띠었다. 평화누리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조형물이 있다. 최평곤 작가의 ‘통일부르기’다. 너른 잔디밭에 우뚝 선 동체가 참으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대나무와 철근을 사용해 만들었으며 통일을 향한 염원을 표현했다.





바람개비 숲에서는 모두들 환한 얼굴이다. 어디에도 분단의 아픔 따윈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옆 임진각이 분단과 안보의 장소라면 이곳 평화누리는 평화와 화합의 장이다.

안보와 평화, 이 둘은 이제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60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고착돼 온 분단현실은 탈냉전의 시대를 맞아 이제 우리에게 다른 모색을 하라 채근한다.


평화누리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한마당


평화누리는 탁 트인 시야와 아름다운 조경으로 인해 나들이장소로 각광받는 곳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흥겨운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야외 공연장에선 연중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정전 60주년을 맞아 안보관광지, 임진각의 위상을 살려 ‘평화’ 축제가 풍성하다.


- 2013 ‘천지진동 페스티벌’

2011년을 시작으로 올해 세 번째 행사다.
‘대한민국 평화울림, 대한민국 평화열림’이라는 제목으로 모두가 마음속에 평화를 간직하고, 일상과 주변에서 평화를 실천하자는 취지다. 7월 27일, 김덕수 사물놀이 단장의 지휘 아래 임진각과 평화누리 일대는 또 다시 ‘천지진동’했다.


-‘DMZ 세계 평화콘서트’

2013. 8. 3.(토),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
참전용사들과 함께하며 참전국에 감사를 표하는 공연으로 K-pop 히트곡, 전통과 첨단기술이 어우러지는 스펙터클한 공연이 펼쳐졌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해 평화를 기원한다는 취지.





- ‘DMZ 평화콘서트’
2013. 8. 14.(수)~8. 15(목), 임진각 평화누리 음악의 언덕.
정전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를 염원하는 DMZ평화콘서트가 개최된다.

출연진
8.14(수) : YB, FT아일랜드, 시나위, 신대철, 비스트 등
8.15(목) : 장사익, 안숙선, 듀오아말, 아드리엘 김, 임동혁, 김태형, 디토오케스트라


-파주포크 페스티벌

2013. 9. 7.(토)~ 9. 8.(일)
한영애, 해바라기, 임지훈, 이정선 등 7080 세대에 어필하는 포크가수와 젊은 뮤지션들이 함께 어우러져 벌이는 토탈 포크축제. 포크로 세대갈등을 극복한다는 취지에서 개최되며 둘째 날은 젊음의 거리 홍대 앞으로 이동해 진행된다.





파주에서 만나는 DMZ의 속살

파주는 DMZ의 관문이다. 안보관광과 생태관광의 출발점이다. 긴 휴전의 세월동안 DMZ, 비무장지대는 생태의 보고로 살아나고 있다. (생태관광에 대해서는 아래 ‘DMZ 비무장지대’ 홈페이지 참고)


-임진각, DMZ 연계 관광코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1. 셔틀버스 : 임진각 DMZ관광매표소에서 출입신청 및 매표 ->셔틀버스 탑승-> A코스는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 직판장(2~3시간 소요), B코스는 도라전망대, 제3땅굴, 허준선생묘, 해마루촌(4시간소요)
2. 열차 : 경의선 각 역에서 도라산역행 매표->임진강역 광장에서 출입신청 및 매표->임진강역에서 기차탑승(1일 2회 운행)->도라산역 하차/셔틀버스 탑승->DMZ연계견학(제3땅굴, 도라전망대, 통일촌직판장)->도라산역 출발 귀가


-민통선내, 캠프 그리브스 병영체험장 개장

7월 27일, 정전협정 60년을 기념해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가 병영체험장으로 공식 개장했다. 민통선 내에서 숙박하며 병영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캠프 그리브스는 JSA(판문점 공동경비구역)를 지원하던 전투부대로 2007년 미군측으로부터 반환됐다.  병영체험장은 4층짜리 미군 숙소를 개·보수해, 1층에는 사무실이, 2~3층에는 군 내무반 형태의 숙소가, 4층에는 강당과 식당이 각각 들어선다. 수용 인원은 120명. 시설은 내부 집기 배치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8월 말부터 이용할 수 있다한다.

-도라산역 일반관광열차 재개 (예정)

파주 비무장지대(DMZ) 안보관광이 2002년 오픈 이래 관광객 500만 명을 돌파해 국제적 안보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안보관광열차는 임진각에서 도라산역까지 하루 두 차례만 운행되는데, 일반관광열차가 재개될 경우 하루 10회, 300명 정원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안보관광열차는 도라산역에 내린 뒤 셔틀버스를 타고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등을 둘러보는 코스인데, 일반관광열차를 이용하게 되면 셔틀버스를 타지 않고 도라산역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안보와 평화는 함께 가야


최근 한국갤럽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전쟁(6.25)의 발발 연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자가 전체의 34%. 20대에선 45%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조사는 2013년 6월. 19세 이상 성인남녀 1234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것.)


이제 곧 전쟁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가 사라질 것이다. 올바른 역사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안보의식도 통일에 대한 염원도 점점 희미해져 갈 수 밖에 없다.


임진각 내에 있는 경기평화센터에서 열리는 ‘분단풍경’전을 보다가 인상적인 장면을 만났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한국전쟁과 정전상황에 대해 전시된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있었고, 아이들은 빨려들 듯 경청하고 있었다. 잠시 엄마를 벗어나 혼자 관람에 열중하기도 했다. 바로 몇 미터 밖, 거리에선 꼬마평화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달리고, 또 그 옆에는 회전목마와 바이킹이 돌아가는 곳인데.





임진각평화누리는 그런 곳이다. 누구에게는 그저 놀이동산일 뿐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분단의 역사를 배우는 교실이 되는 곳. 그러다 시선을 돌려 보면 한없이 평화로운 풍경에 젖을 수 있고 또 어떤 날은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가 빨려들기도 하는 곳.  임진각 평화누리에 오시거든 이 모두를 즐기시길 바란다.


■ 축제 행사 관련 주요 웹사이트

-  파주포크 페스티벌 : http://www.pajufolk.com/
-  DMZ 비무장지대 : http://dmz.gg.go.kr/html/index.asp
-  파주문화관광 : http://tour.paju.go.kr/index.do


   취재: 전경애 싱싱뉴스 시민기자

작성일 : 2013-08-12 조회수 : 8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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