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7일 (목)
신나는 파주
통일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 한반도 100년의 봄 그리고 도서관 콘서트장을 찾아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하루 지난, 2월 20일(수) 저녁 7시부터 9시 반까지 파주시 중앙도서관 1층에서 ‘한반도 100년의 봄,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콘서트가 열렸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분단의 역사 속에서 북한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시민과 함께 평화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 통일의 시작이라는 취지로 개최한 행사이다. 늦은 시간까지 100여 명이 함께 했다.

한반도 100년의 봄, 그리고 도서관
시민과 함께 평화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 통일의 시작이라는 취지로 개최한 행사

윤명희 도서관장은 행사를 개최하게 된 계기를 “지난해 4월 남북정상 회담으로 파주의 통일대교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고 파주시 중앙도서관 운영위원이 도서관에 통일서가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도서관측에서도 한반도 평화 수도 파주의 도서관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때라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통일을 준비하는 도서관으로써 9명의 민·관 위원으로 구성된 통일준비 ‘공존·평화·통일소위원회’를 꾸렸다. 2018년에는 4번의 소위원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무엇보다 남과 북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콘서트나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968권의 자료를 수집
 이 중 100권을 선정하여 도서관 1층에 전시

현재까지 968권의 자료를 수집했고, 이 중 100권을 선정하여 도서관 1층에 전시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를 통해 정전협정 자료, 평화 관련 파주지역 기록물을 기증받거나 수집하고 있다. 북한 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특수자료 취급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향후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라, 개성시 도서관과 자료교환 및 공동전시도 계획 중이다. 이번 콘서트는 공존·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도서관, 그 첫 번째 행사이다.

윤 관장의 다음 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주승현 교수는 ‘조난자들’ 저서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통일을 말하지만, 이를 준비하려는 이가 드물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을 모르고서는 함께 살아가야 할 통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에, 파주시 중앙도서관은 오늘 발대식을 계기로 시민과 함께 공존·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도서관으로서의 출범을 선언합니다.”

주승현 교수

[주승현 교수]

도서관 콘서트

[도서관 콘서트]

사회는 출판평론가인 평화·통일·공존 소위원회 김성신 위원장과 파주시청 오다은 아나운서가 맡았다. 김 사회자는 “인간이 가진 희망과 의지가 역사를 만든다.”고 운을 뗐다. 행사 시작 전과 중간에는 시를 노래하는 ‘트루베르’ 공연자들이 성동혁의 ‘나 너희 옆집 살아’, 박목월의 ‘이런 시’, 박두진의 ‘도봉’, 윤동주의 ‘바람이 불어’ 등의 시를 가사로 만든 노래를 불렀다.

행사 도중 교통방송 라디오 인기 프로그램인 ‘김미화, 나선홍의 유쾌한 만남’에서 3월 1일 오후 4시부터 ‘3·1운동 100주년 특집기획(대한독립만세)’ 때 파주시민의 목소리로 수도권 2천만 명에게 들려줄 ‘대한독립만세’ 삼창도 있었다. 콘서트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했다.

트루베르 공연

[트루베르 공연]

도서관 콘서트 1부

[도서관 콘서트 1부]

1부에서는 화제의 책인 자전적 에세이 ‘조난자들’의 저자이자 탈북민으로 통일학 박사인 주승현 교수(인천대)가 자리했다. 그는 22세이던 2002년 2월 19일에 휴전선을 넘어왔다. “그 해 겨울밤 찬바람이 휴전선 철조망에 부딪혀 꺼이꺼이 울음을 토하던 그 밤에 비무장지대 북한군 심리전 방송국에서 근무하던 나는 목숨 건 귀순을 감행했다.”라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주 교수는 “내가 휴전선을 넘는데 25분 걸렸는데, 지난해 두 정상은 5~6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분단이 무너지고 있다.”며 입을 열었다. 김성신 평론가가 “책에서 ‘사선 너머의 사선’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남한 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배제, 편견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라고 하자 이에 주 교수는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이 어렵고,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군인이나 경찰이 될 수 없고, 한국 사람들은 탈북민을 가르치려 한다.”고 했다. 또 분단은 잔인하다며 무엇보다 통일 이전에 탈북민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송미나씨와의 대담

[송미나씨와의 대담]

2013년에 중국으로 탈북 했다가 2016년에 한국에 온 송미나(한국외대) 씨 대담도 이어졌다. 송 씨는 “넘어 온 시기에 따라 세대 차이가 있지만, 내 경우에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이국땅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우리 집에 돌아온 일원으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또 통일을 경제적 가치보다 역사를 바로 잡아 함께 한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며 의미 있는 의견도 밝혔다.

2부에서는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세월호 문학’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거짓말이다’의 저자 김탁환 작가와의 대담이 있었다. ‘나, 황진이’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황진이의 작품은 역사이자 시라고 했다. 황진이가 쓴 시 5천여 편에서 시어를 뽑은 책의 ‘작가의 말’에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은 한 인간의 눈물겨운 투쟁과 무거운 성찰, 한 발 디딜 곳조차 없는 외길에서 그녀가 뱉은 말들이 찌릿찌릿 울린다.”라고 적고 있다. 김 작가는 “북한 소설은 막심 고리끼의 영향을 받아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탁환 작가

[김탁환 작가]

박보름 씨

[박보름 씨]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박보름(송파) 씨는 “탈북민이 이방인으로서의 탈북민이 아닌, 잠시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통일의 막연함을 걷어내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한다. 또 여섯 살 아들과 함께 한 김은정(금촌) 씨는 “어렸을 때는 북한을 괴물로 알았다. 내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공존·평화·통일이 실현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한다. 중학생으로 드물게 참석하고 콘서트를 끝까지 지켜본 오누이인 노규리(금촌중3) 양과 노명균(금촌중2) 군은 “파주에 살면서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인식을 바꿔야겠다. 관련 책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김은정 씨

[김은정 씨]

시민들의 글

[시민들의 글]

저자 사인을 마친 주승현 교수에게 파주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파주는 어느 지역보다 분단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고 관심을 받고 있으므로 분단 극복의 견인차, 통일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한다. 통일 이후에도 전문가나 정치가가 아니라 시민들이 이질성과 갈등을 극복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행사가 끝났는데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던 송미나(대학생) 씨는 “의정부에서 살고 있는데 고향 생각과 가족이 그리울 때 마다 임진각을 찾는다.”며 파주와의 인연을 얘기해 준다.

앞으로 파주시 중앙도서관이 통일 콘텐츠 확보와 특화 도서관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남북문화를 이해하고 문화통합으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바탕으로 통일 감수성을 길러 파주 시민 주도로 통일문제 공론화의 장도 펼쳐나갔으면 한다.

취재: 최순자 시민기자

작성일 : 2019-2-26 조회수 :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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