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2일 (수)
신나는 파주
헤이리 타임앤블레이드(시계와 칼) 박물관을 찾아서

4월이면 봄이련만 봄바람이 칼바람처럼 부는 날, 헤이리에 위치한 시계와 칼 박물관을 찾아가 보았다. 헤이리의 중심 갈대광장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타임앤블레이드(TIME&BLADE) 박물관은 1층에 시계, 2층에는 칼을 전시해 놓은 시계·칼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에 들어가니 큰 키에 보기에도 예사 사람과 다르게 보이는 이 관장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이 관장은 둘러보면서 얘기를 하자며 앉기도 전에 숨 가쁘게 전시장으로 데리고 갔다.

 

먼저 시계가 놓여있는 1층부터 구경을 했는데 고대의 어느 시대로 들어선 것 같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시계추가 여기저기서 살아 있는 듯 움직인다. 옛날의 시계들은 그냥 시계가 아니고 여러 가지 형상의 모양을 조각한 예술품이다. 시계는 인류문명의 한 축을 열어주는 데 한몫했던 물건이다. 최초의 시계가 고안된 것은 기원전 약 2천 년 전 고대 바빌로니아인데, 이곳에서 ‘해시계’가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농사를 짓는 데 해와 달은 모든 것의 중심이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햇빛이 없는 밤에는 별의 방향을 정확하게 재어 시간을 가늠하는 ‘아스트롤라베’라는 시계가 쓰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흐린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은 햇빛도 별빛도 볼 수 없었으므로 물시계, 모래시계 등이 고안되었다. 해시계 물시계 외에 보다 정확한 시계를 만드는 일은 당대의 많은 과학자, 기술자들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박물관에 전시된 시계들은 주로 기계식 시계로 지금도 태엽을 감아주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시계이다. 오늘날 전 세계 시계회사의 대부분이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이런 기계식 시계의 역사는 약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계 기술자들은 신교 칼뱅의 위그노집단이었는데, 이들이 구교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대인 쥐라(jura) 산맥을 넘어 정착해 작은 공방에서 시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 장인이 1년에 만들 수 있는 것은 4, 5개정도라고 하니 가격이 비싼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관장은 신혼여행도 워치밸리로 다녀왔을 만큼 스위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의 수집품에도 스위스 시계가 많은데 파텍필립, 브레게, 블랑팡, 오메가 등 고가의 명품시계도 50여점 보유하고 있다. 1층 전시장에는 파키스탄의 백옥을 통째로 깎아 만든 사자형상의 탁상시계와 갈라파고스의 거북이 등뼈를 케이스로 사용한 세계 최고의 ‘파텍필립’ 회중시계 등 처음 보는 물건들이 즐비했다. 부인이 남편에게 맑고 낭랑한 오르골로 모차르트의 감미로운 음악을 넣어 선물하였던 것도 있고, 루이 16세의 부인 앙투아네트를 위해 만들었다는 공주가 그려진 회중시계, 레이건 대통령이 찼던 시계, 암스트롱이 차고 달나라에 갔던 것과 같은 모델의 오메가 시계도 있다.
  

 

총이 등장하기 이전에 세상을 주름잡았던 칼을 전시한 2층으로 가 보았다. 이 관장은 또한 칼 마니아다. 역사가 담긴 다양한 칼을 수집하는 것은 물론 지하 1층에 칼 제조시설을 갖추어 직접 만들기도 한다. 칼은 총 이전에 사용된 무기이기도 하지만 금속공업의 시초이며 기술과 예술의 종합품이다. 우선 칼 모양을 보면, 이슬람 문화권은 초승달 모양을 보고 만든 세이버식의 손잡이가 달려 있고, 기독교 문화권은 십자가를 보고 만든 레이피어식 모양의 손잡이가 달려 있어 칼 모양으로도 문화권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특히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만든 담금질한 물결무늬가 그대로 있는 명검 ‘다마스쿠스 칼’은 단연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또한 터키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칭기즈 칸은 전쟁 당시 자신의 다리를 말 위에 붙잡아 매고 자기도 했다 하는데 그때 말 위에서 사용했던 젓가락통과 칼 등의 유물을 보니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것을 수집하였느냐고 이 관장에게 물었더니 선조 때부터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컬렉션 유전자를 가진 집안인가보다. 그가 1964년부터 수집을 시작했다고 하니 올해로 48년째다. 그는 수집에 일찍 눈뜬 덕분에 재산 축적과는 거리가 멀지만 아주 보람 있는 일을 했다고 자부한단다. 그런 이동진 관장의 모습을 보며 이런 일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있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를 새삼 생각해 보았다. 어떤 사명감 없이는 하지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타임앤블레이드 박물관은 올해 4월부터 파주시에서 추진하는 경기도 문화예술 연계사업이 진행되어 경기도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대학생 단체(20인 이상)관람 시 할인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4월부터 12월까지 지원되는데 20인 이상 단체인 경우 단체관람료 전액이 지원되며, 방문 전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고 한다. 또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계를 딱딱한 물건이 아닌 이야기가 담긴 감성적 대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뒤죽박죽 전시장! 캐비노티에' 교육프로그램을 5월부터 진행한다고 한다. 이것은 시계를 주제로 전시용 모빌과 톡톡튀는 아이디어 전시라벨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는 시계 장인인 캐비노티에가 되어 괴한의 침입으로 뒤죽박죽 흩어진 전시장의 전시물을 분류하여 전시모빌을 완성해본다. 타임앤블레이드 박물관은 어린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가 가득 담긴 전시라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신청접수는 4월 15일부터 전화나 이메일로 하면 된다.

뒤죽박죽 전시장! 도와주세요 캐비노티에!
- 대상 : 초등학교 4~6학년 20명
- 소요시간 : 약 2시간
- 요일: 수~토 중 원하는 요일 선택가능
- 시간:10:30~12:30, 13:30~15;30 원하는 시간 선택 가능
- 교육료: 5,000원(어린이 관람료 4,000원 포함)
- 신청기간: 4월15일(일)부터 신청가능
- 접수 : 전화(031-949-5675) 및 이메일(dj03090@naver.com)
※ 박물관이 월, 화 휴관일인 관계로 수~일에 문의 및 예약가능 
 
타임앤블레이드박물관
- 운영 : 수~일 개관(월,화 휴관) AM10시~PM5시30분
- 입장료 : 어린이 및 청소년: 4,000원 / 성인: 5,000원
- 박물관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 1652-257
- Tel:031-949-5675 / Fax:031-949-5605
- 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time-blade.com / 이메일: dj03090@naver.com
- 박물관 블로그: http://blog.naver.com/dj03090

취 재: 싱싱뉴스 시민기자 성희모

작성일 : 2012-04-16 조회수 : 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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